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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슨 퇴출 빈자리 라틀리프가 있었다
- 출처:아시아경제|20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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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지시대로 스타일 바꾸고 맹훈…모비스 프로농구 우승 주역
"형제들, 우리가 해냈어. 해냈다고." 울산 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을 1일 버스에서 전해 들었다. 이튿날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용인 숙소에서 서둘러 채비를 마쳤다. 그 무렵 원주종합체육관에서는 3위 서울 SK가 2위 원주 동부를 75-69로 이겼다. 모비스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휴대폰으로 경기를 시청한 리카르도 라틀리프(26)는 아이라 클라크(40)와 함께 소식을 알리기 바빴다. "방금 끝났어. 우리의 우승이라고. 모두 너희들 덕이야." 라틀리프는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과 한 명도 빠짐없이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차길호(31) 통역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팀의 주축으로 뛰며 이룬 성과이다 보니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고 했다.
시즌 직전만 해도 라틀리프는 주전 센터가 아니었다. 주전 자리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로드 벤슨(31)의 몫이었다. 그러나 구단에 별도의 옵션을 요구하며 훈련 분위기를 흐려 곧장 퇴출됐다. 유재학(52) 감독은 임무를 라틀리프에게 맡겼다. 차 통역은 "라틀리프가 벤슨의 퇴출 직후 마련된 유 감독과 면담에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제 모비스를 선봉에서 이끌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도자와 동료들이 꼽는 라틀리프의 최대 장점은 성실함. 특히 지난 시즌을 마치고 유 감독이 내준 숙제를 미국에서 모두 수행하고 돌아왔다. 그는 "유 감독이 술자리에서 미들 슛을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는 어디를 가도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말이 떠올라 열심히 땀을 흘렸다"고 했다.
그의 노력은 지난해 8월 윌리엄존스컵에서 첫 결실을 맺었다. 겨우 여섯 명이 뛴 모비스의 우승을 견인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기당 평균 34분28초를 뛰며 대회에서 가장 많은 24.3득점 15.7리바운드 1.9가로막기를 기록했다. 상승세는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52경기에서 평균 29분4초를 뛰며 20.2득점 10.1리바운드 1.7가로막기로 활약했다. 리바운드 1위, 득점 2위, 가로막기 2위를 달려 사상 첫 외국인선수 MVP로 거론되고 있다. 유 감독은 “성적이 좋다면 받을 것이다. 라틀리프는 꾸준하기까지 하다”라고 했다. 차 통역은 "처음 선수단에 합류했을 때부터 책임감이 강했다. 올 시즌은 두 가지 요인에서 탄력까지 밭았다"고 했다.
첫 번째는 클라크의 가세다. 클라크는 항상 한 시간 일찍 훈련을 시작한다. 훈련할 때는 유 감독에게 수비전술과 위치이동에 대해 가장 많이 묻는다. 유 감독은 "클라크 덕에 훈련 분위기가 매우 좋다. 특히 라틀리프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요인은 가족. 라틀리프는 한국에서 함께 지내는 휘트니 호지스(26)와 결혼을 앞뒀다. 3월 말에는 딸 레아 라틀리프도 태어날 예정이다. 차 통역은 "라틀리프가 최근 ‘아빠가 될 생각을 하니 책임감이 샘솟는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라틀리프는 쉴 틈 없이 경기를 준비한다.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대업이 남아있다. 라틀리프는 "세 시즌을 모비스에서 뛰면서 ‘수비 농구‘의 힘을 체감했다. 무엇보다 수비력을 다듬어 플레이오프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리그 때처럼 잘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