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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재 '미모 프리미엄' 40%?
- 출처:SBS|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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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인 손연재 선수가 요즘 각종 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대한체육회 대상 시상식에서 경기 부문 최우수선수상을 받았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24일에는 코카콜라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습니다. 손연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업적과 자격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연재가 메달을 따거나 무슨 상을 받을 때마다 인터넷의 댓글에는 다른 스타에 비해 유독 ‘악플‘이 많이 등장합니다. 선수 본인도 이 ‘악플‘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깊이 입었다고 여러 차례 털어놓았습니다. 그 ‘악플‘ 가운데 상당수는 ‘실력은 세계정상급이 아닌데 외모 덕분에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손연재가 이른바 ‘미모 프리미엄‘(Beauty Premium)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모 프리미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역사가 굉장히 깊습니다. 지난 2009년 6월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는 외모로 코트를 배정한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센터 코트에는 실력보다 예쁜 여자 선수들의 경기가 주로 배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이 신문에 따르면 "빅토리아 아자렌카(8위.벨라루스)와 마리아 샤라포바(60위.러시아)가 센터 코트에 배정된 반면 세레나 윌리엄스(2위, 미국)는 2번 코트로 밀렸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윔블던 대회 조직위 대변인인 조니 퍼킨스는 "외모도 코트를 배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너무 솔직하게 말해 불난 집에 부채질까지 했습니다.
국내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5~6년 전만 해도 여자 골프 대회에는 조 편성은 물론 프로암 등 각종 행사에서 선수의 외모에 따라 보이는 차별과 보이지 않는 차별이 함께 존재했습니다. 그 누구도 이 상황을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골프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돼버렸습니다. 여자 골프선수들 상당수가 성형수술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한국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앞으로 언론에서 ‘얼짱‘이니 ‘몸짱‘이니 ‘미녀골퍼‘란 말을 삼가 해주기 바란다"는 요청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와 광고 촬영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객관적으로 놓고 볼 때 손연재가 실력 외에 빼어난 외모 덕까지 보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그럼 손연재는 ‘미모 프리미엄‘을 얼마나 받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 2006년 미국 하버드대학의 한 교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3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1.서류 심사만 실시 2.서류 심사와 전화 인터뷰 실시 3. 서류 심사와 대면 인터뷰 실시.
1번 테스트의 경우 미모가 빼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점수 차이가 없었습니다. 2번 테스트의 경우 미모가 빼어난 사람의 점수가 더 좋았습니다.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전화 인터뷰를 했을 뿐인데도 심사 위원들로부터 더 많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미모가 뛰어난 사람의 목소리와 답변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 점수를 결정지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3번 테스트의 경우는 미모가 빼어난 사람의 점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전화 인터뷰인 2번 테스트의 경우 외모가 탁월한 사람이 15%~20%의 점수를 더 많이 받았습니다. 직접 대면 인터뷰를 한 경우에는 무려 40%나 더 많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빼어난 외모가 주는 호감에다 자신감 있는 답변 태도가 결합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의 실력이 100점으로 똑같다고 가정할 경우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미모 프리미엄‘ 40%를 추가해 총 140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손연재를 비롯한 운동선수의 경우 외모가 탁월하면 얼마나 더 대접을 받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역대 사례를 보면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루키즘‘(Lookism)이란 말이 있습니다. ‘루키즘‘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새파이어가 인종, 성, 종교, 이념 등에 이은 새로운 차별 기제로서 ‘외모‘를 지목해 사용한 용어로 한 사람의 용모가 개인 간 우열과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잣대로 부각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 비해 연봉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외모 지상주의‘는 다른 나라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습니다. 스포츠에서도 ‘루키즘‘과 함께 ‘미모 프리미엄‘(Beauty premium)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미모는 양날의 칼입니다. 특히 운동선수에게는 득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엄청난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국제대회 성적이 뛰어나면 "실력이 좋은데다 얼굴까지 예쁘다"는 칭찬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외모는 좋은데 실력은 형편없다"는 비아냥을 듣기 쉽습니다. 손연재가 ‘미모 프리미엄‘ 논란과 ‘악플‘을 잠재우는 길은 오로지 성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것 하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