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에 대한 관심이 비단 소속팀 내에만 한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국제 스카우트 시장, 아시아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리트머스 종이‘로 주목받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거진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는 17일(한국시간)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달굴 10가지 이야기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국제 스카우트 시장의 동향은 5번째로 손꼽혔다. SI는 ‘국제 스카우트 시장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을 달았고 그 범주에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선수가 강정호였다.

피츠버그와 4년 보장 1100만 달러에 계약한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B)로 직행한 첫 번째 야수다. MLB와 KBO는 누가 뭐래도 수준 차이가 난다. 강정호의 KBO 성적이 MLB에서 얼마나 손실 없이 변환되느냐가 국제 스카우트 시장의 큰 화두라는 것이 SI의 설명이다. 쿠바와 일본 출신 선수들은 어느 정도 표본이 있지만 강정호는 사례가 다르다.

SI는 "한국에서의 40홈런이 MLB에서는 어느 수치로 나타날까?"라면서 "우리는 아직 알 수 없다. 한국에서 MLB로 직행한 선수가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궁금함을 드러냈다. 이어 SI는 "넥센에서 40홈런을 친 강정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줄 것이다. 피츠버그는 이 유격수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영입했다"라며 비상한 관심을 덧붙였다.

피츠버그도 이런 상황 때문에 강정호 영입을 결정하는 데 많은 진통이 있었음을 시인한 바 있다.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영입이 성사된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수의 스카우트를 보냈고 강정호의 성적이 MLB에서 얼마나 통용되는지를 예측하기 위해 컴퓨터까지 동원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컴퓨터는 컴퓨터고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결국 강정호가 4년의 계약 기간 중 내는 성적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강정호 역시 "내가 좋은 활약을 하면 다른 한국 선수들도 MLB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