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이 4대륙 피겨 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예상치도 못한 스핀 실수를 하고 말았다.

박소연(17 신목고)은 2월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4-2015시즌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기술점수(TES) 27.99점, 예술점수(PCS) 25.48점, 합계 53.47점을 받고 10위에 올랐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일 수 있다. 박소연은 올 시즌 ISU 국제 대회인 그랑프리 시리즈에 두 차례 출전했는데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 쇼트프로그램에서 55.74점, 4차 대회 ‘로스텔레콤 컵’ 쇼트프로그램에서 53.71점을 받았다. 당시 박소연은 각각 대회에서 종합 5위에 올랐다.

박소연은 이어진 국내 대회인 ‘2014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55.95점으로 그랑프리 시리즈와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박소연은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5’(제6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마침내 시즌 첫 쇼트프로그램 클린 경기를 펼쳐 보였다. 점수는 60.40점. 박소연 자신도 클린 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렇기에 이번 4대륙 선수권에서의 쇼트프로그램 연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종합 선수권에서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

홈에서 처음 국제 대회를 치르는 것과 큰 환호 속에서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 긴장감 때문이었을까. 박소연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뒤 점프를 더블 점프 처리하는 실수를 했다. 트리플 살코를 뛴 뒤 연결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후속 점프를 2회전으로 바꾼 것이다.

박소연은 또 플라잉 카멜 스핀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0점 처리됐다. 박소연은 스핀 진입이 좋지 못했고 이를 플라잉 카멜 스핀으로 연결하지 못 했다. 또 진입 당시 랜딩에서 오른발이 빠지는 바람에 카멜 자세가 유지되지 못 했다. 그래서 점프를 아예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정 받은 것. 올 시즌 스핀에선 단 한 번도 실수가 없었던 박소연이기에 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박소연은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특히 점프에서 그렇다. 박소연은 지난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프리스케이팅 기술점수만 따졌을 때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국제무대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문제는 컨시 능력이다. 올 시즌 박소연은 종합 선수권 쇼트프로그램 클린 말고는 클린 연기를 하지 못 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선 웬만한 선수들은 거의 실수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을 해놔야 프리스케이팅에서 경쟁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클린 연기는 심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수월하고 이는 곧 예술 점수로도 이어진다. 단적인 예로 혼고 리카(18 일본)를 들 수 있다. 혼고 리카는 소위 말하는 톱클래스 수준의 선수는 아니다. 그런데 혼고 리카는 유독 쇼트프로그램에서만큼은 컨시가 좋다.

혼고 리카는 이날 4대륙 선수권에서도 쇼트프로그램에서 모든 점프를 성공시키며 실수 없는 연기를 펼쳤고 합계 61.28점으로 시즌 베스트이자 개인 최고점을 달성했다. 혼고 리카가 올 시즌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59.10점, 4차 대회 ‘로스텔레콤 컵’에서 59.85점,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61.10점. 혼고 리카는 시즌 점수를 계속 높여온데 이어 이날 61.28점으로 4번째 시즌 베스트를 경신했다.

클린 연기를 펼치니 예술점수도 어느새 점점 올랐고 혼고 리카는 예술점수를 27점대까지 끌어올렸다.

박소연 역시 먼저 쇼트프로그램에서 컨시 능력, 기술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박소연이 많이 챙기지 못하는 예술점수도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소연은 이제 프리스케이팅을 남겨놓고 있다. 박소연이 자신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낼 수 있을지, 클린 연기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오는 15일 낮 12시30분부터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다. 박소연은 오후 2시25분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