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서울시청)에게 금지약물을 주사한 병원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두봉 부장검사)는 6일 T병원 김모 원장을 박태환에게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태환과 김 원장 둘 다 해당 주사가 금지약물인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약물 성분과 주의사항, 부작용을 확인해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의사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일본의 판례를 들어 김 원장을 기소했고, 금지약물이 투여돼 체내 호르몬 수치가 바뀌는 것도 건강을 침해하는 상해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지난해 7월말 T병원에서 김모 원장에게 남성호르몬 주사 ‘네비도‘를 맞았다. 척추 치료를 위해 맞은 주사인데, 네비도에는 대부분 종목에서 금지약물로 분류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에 박태환은 지난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금지약물 양성반응 사실을 통보 받았다. 이 사실이 지난달 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국내 수영계는 물론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박태환은 그동안 이 주사에 금지약물이 포함된 사실을 모르고 처방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또 병원에서 충분히 주사 성분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박태환은 척추 치료 주사를 꾸준히 맞아왔다. 결국 박태환 소속사 팀 GMP는 지난달 20일 T병원에서 박태환에게 네비도 주사를 놓은 김 원장을 상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일단 검찰은 이런 증거를 분석하면서 박태환이 맞은 네비도 주사가 치료 목적일뿐 고의성이 없었고, 전문의로부터 금지약물이 포함된 성분의 주사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결론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FINA는 오는 28일 스위스 로잔에서 박태환 도핑 청문회를 개최한다. 박태환은 금지약물 복용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걸 최대한 FINA에 어필해야 한다. 문제는 FINA와 WADA는 설령 선수가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된 것을 모르고 투약했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금지약물을 투약한 사실을 알아낼 경우 선수의 과실로 해석하는 게 일반적. 때문에 박태환이 최소 1~2년 중징계를 받는 건 피할 수 없을 것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