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은 지난 16일 1차 스프링캠프가 마련된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떠났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지도 이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넥센의 스프링 캠프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포스팅을 거쳐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강정호가 훈련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지시한 ‘자율훈련‘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뒤 빡빡힌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행보라 더 그랬다.

염 감독은 캠프 출국 직전 취재진과 가진 즉석 인터뷰에서 "첫 번째 방향은 선수단과 소통"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캠프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이 부분을 주의 깊게 생각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선수들이 현재 어떠한 야구를 하고 있는가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다. 코칭스태프의 지시가 아닌 선수단에게 훈련일정 등을 자율에 맡긴 부분이 그렇다. 선수 개개인의 훈련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면담은 필요하다.

염 감독이 걱정하는 부분은 현실에 대한 만족이다. 넥센은 지난 시즌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삼성 라이온즈와 마지막 승부에서 아쉬운 마음을 곱씹었지만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이던 지난 1994년과 1995년을 기억하고 있다. 염 감독은 1994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당시 팀은 정규리그에서 68승 3무 55패를 기록, 2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LG 트윈스를 상대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해 태평양은 단단한 마운드와 수비를 앞세워 하위팀이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그러나 1995년 태평양은 전혀 다른 팀이 됐다. 48승 5무 73패, 7위로 떨어졌고 이듬해 현대 유니콘스로 팀이 인수됐다.

염 감독은 당시 팀의 부침을 고스란히 경험했다. 이때문에 올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방법은 변함 없다. 선수단을 다그치기 보다는 예년과 같이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염 감독이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강정호가 빠진 타선은 아니다. 오히려 마운드가 걱정이다. 선발자원이던 오재영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부상으로 빠진 부분도 고민이다. 그는 "올해로 감독 3년차가 되는데 지금까지 가장 못한 부분이 바로 마운드쪽"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은 10구단 kt 위즈의 참가로 1군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난다. 마운드 운용은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염 감독은 "이강철 수석코치, 손혁 투수코치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그는 "생각처럼 되지 않는게 야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캠프를 통해 마운드 전력 보강이 과제다. 선발도 그렇지만 장기 레이스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중간계투진과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