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 야구 > 해외
[MLB] 피츠버그 허들 감독과 64번의 기적
출처:김형준 칼럼|2015-01-14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2005년의 어느날, 식료품점에서 장을 보고 있는 콜로라도 클린트 허들 감독의 어깨를 누군가 두드렸다.

자신을 린다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대뜸 카일이라는 열 세 살 소년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포츠 선수를 꿈꾸고 있는 그 소년은 특히 콜로라도 로키스의 열성적인 팬이기도 한데 현재 힘든 병과 싸우고 있다는 것. 이에 로키스가 소년에게 힘이 되어줄 방법이 없겠냐는 부탁이었다. 허들은 자신의 몸을 뒤져 로키스를 상징할 만한 물건을 찾아냈다. 그리고 카일 가족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다음날, 허들이 그 번호로 전화를 하면서 허들과 카일의 인연이 시작됐다. 카일 블레이크먼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소년은 전세계적으로 100여 건밖에 보고되지 않은 신장수질암증이라는 희귀병과 싸우고 있었다. 허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병원을 찾았다. 그 횟수는 스무 번을 넘었다.

2006년 봄. 상태가 호전된 카일은 학교로 돌아갔다. 야구 팀에서는 3루를 맡았다. 카일은 허들 감독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

2007년 가을. 카일의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급히 병원을 찾은 허들은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카일에게 가장 의미있는 숫자를 골라 달라고 했다. 카일은 야구 팀에서는 등번호를 여러 번 바꿨지만 미식축구 팀에서는 64번만 달았다. 그렇게 64라는 둘 만의 비밀이 만들어졌다. 8월24일 허들은 처음으로 라인업 카드의 위에 64라는 숫자를 적고 동그라미를 쳤다.

그날 쿠어스필드에서는 콜로라도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까지 1-5로 뒤진 콜로라도에게 희망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9회말이 시작되자마자 6타자 연속 출루가 일어나며 5-5 동점이 만들어진 것. 한 방이면 끝날 수 있는 무사 1,2루. 하지만 계속된 2사 2,3루에서 마쓰이 가즈오가 친 공은 유격수 정면으로 갔다. 그러나 또 한번 기적이 일어났다. 워싱턴 유격수 디앙헬로 히메네스가 끝내기 실책을 범한 것이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 경기를 마친 허들은 병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소년에게 라인업 카드를 전했다. 소년에게도 9회말의 기적이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로부터 4일 후, 소년은 15살의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것이 2007년 USA투데이, 덴버 포스트, mlb.com 등을 통해 전해진 허들 감독과 카일의 일화다.

카일이 떠난 후에도, 허들은 라인업 카드에 계속해서 64를 적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록토버 열풍‘(포스트시즌 포함 21승1패)이 만들어졌다. 그 해 콜로라도가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챔피언십시리즈 최종전의 스코어는 6-4였다. 허들은 이에 대해 "어떤 마법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카일과 나 사이에 좀더 의미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고 했다.

선수 시절 허들은 최고의 유망주였다. 197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고교 외야수였던 허들을 전체 9순위에서 뽑았다. 팀으로부터 ‘제2의 조지 브렛‘으로 기대를 받은 허들은 ‘미스터 원더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살이었던 1978년에는 ‘올해의 천재(phenom)‘이라는 부제 속에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표지 모델이 되기도 했다(캔자스시티 선수가 다시 SI지의 표지 모델이 된 것은 그로부터 21년 후인 2009년의 잭 그레인키였다). 하지만 허들은 선수 생활 내내 술과 싸웠고 결국 1987년 .259 32홈런 193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은퇴했다.

자신의 실패 후, 허들은 선수들을 따뜻함으로 보듬는 코치가 됐다. 그는 포기하려던 토드 헬튼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2007년 콜로라도 팬들에게 믿기지 않는 월드시리즈를 선물했다. 오직 그만 알고 있었던 64번 선수와 함께.

2009시즌 후 콜로라도에서 해임된 허들은 텍사스의 타격코치로 갔다. 그리고 조시 해밀턴(.359 32홈런 100타점)을 리그 MVP로 만들고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마지막 불꽃을 일으키는 등(.300 29홈런 115타점) 타격코치로서 출중한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타격코치는 이미 훌륭한 감독으로 성장한 허들을 담아낼 수 없는 그릇이었다. 당시 허들의 매력에 푹 빠졌던 존 다니엘스 단장은 론 워싱턴 감독이 사퇴를 하자 ‘허들을 닮은 감독‘을 찾아 나섰고 제프 배니스터를 선택했다.

2010년 피츠버그의 1등 항해사가 된 허들은 마침내 보물섬으로 가는 항로를 발견해 냈다. 2013년 피츠버그는 21년 만의 5할 시즌이자 포스트시즌 진출을 만들어 냈고, 지난해에는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나섰다. 단지 첫 판에서 만난 상대가 매디슨 범가너였다는 것이 그들의 불운이었다(게릿 콜을 의미 없는 경기에 써버리고 에디손 볼케스를 선택한 것도 패착이었다).

카일은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또 다른 카일이 허들의 곁에 있다. 2002년 세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어렵게 얻은 첫 딸 매디슨이다. 매디슨은 지금도 프레더 윌리 증후군과 싸우고 있다(한편 허들은 6년을 연애한 지금의 아내가 청혼을 거절한 것을 계기로 길었던 음주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허들은 2010년 피츠버그 감독에 부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했다.

"매디(Maddie)가 병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내가 볼 수 있을까요?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앞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해요. 난 단지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허들은 또 다른 ‘64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