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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댄서'가 된 이호정의 사연
- 출처:SPOTV NEWS|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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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팅 계에서는 한 때 ‘97년생 유망주 라인‘이라는 말이 있었다. 1997년생 피겨 기대주들 중 유난히 인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연아(25)가 은반을 떠난 현재 한국 여자싱글을 대표하는 이는 박소연(18, 신목고)이다. 박소연은 동갑내기 라이벌인 김해진(18, 과천고)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며 성장했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김연아와 함께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행운도 누렸다.
지난 2010년 피겨 여자싱글 국가대표 명단에는 박소연과 김해진 외에 97년생 국가대표 유망주들이 대거 포진됐다. 지금은 아이스댄스로 ‘제2의 피겨 인생‘을 시작한 이호정(18, 신목고)과 조경아(18, 과천고) 그리고 박연준(18, 수리고) 등이 그들이다. 태극마크는 달지 못했지만 여자싱글과 아이스댄스에서 활약한 최진주(18, 선일여고)도 97년에 태어났다.
이들 중 이호정은 어린 시절부터 촉망받던 기대주였다. 또래 선수들과 비교해 스케이팅과 표정 연기가 뛰어났다. 이호정은 어린 시절 과천 아이스링크에서 김해진과 함께 꿈을 키워간 기대주였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유독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다. 특히 발목이 안 좋았던 그는 부상이라는 지뢰밭을 늘 피해 다녀야했다. 그러나 이를 이겨내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0년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6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도 출전했다. 국내 여자 싱글 선수들 중 유일하게 이 대회에 출전한 그는 쇼트프로그램 24위에 오르며 턱걸이로 컷 오프를 통과했다.
당시 이호정은 수술을 받은 발목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였다. 온전하지 못한 몸을 이끌고 강릉으로 향한 그는 한국 피겨의 자존심을 살렸다. 특히 이 대회는 소치올림픽 우승으로 논란을 빚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9, 러시아)가 우승을 차지한 대회이기도 하다.
잦은 부상으로 친구인 김해진과 박소연이 성장할 때 이호정은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스댄스라는 새로운 길이 열린 뒤 다시 스케이트 끈을 힘차게 묶었다.
이호정은 감강인(19, 휘문고)과 짝을 이뤄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5(제69회 피겨 스케이팅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한국 피겨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아이스댄스와 페어 스케이팅을 육성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이들은 지난 8일 열린 아이스댄스 쇼트댄스에 나섰다.
이들이 호흡을 맞춘 기간은 불과 3개월 정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으로 뭉쳐 구슬땀을 흘렸다. 이호정은 "원래 부상이 많았는데 2~3년 전 발목에 큰 부상을 당했다. 다시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한 뒤 "아이스댄스는 점프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정말 다시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 너무 기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호정-감강인 조는 지난해 12월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탈린 트로피‘에 출전했다. 결성 3개월 만에 참가한 첫 국제대회였다. 이들은 108.84점을 받으며 출전 10개 팀 가운데 4위에 올랐다. 짧은 결성 시기를 볼 때 만족할만한 성과였다.
이호정과 감강인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댄싱 조로 캐나다의 테샤 버추-스캇 마이어를 꼽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인 이들은 매 대회마다 독창적인 안무와 뛰어난 스케이팅으로 관중들의 갈채를 받은 팀이다.
이호정-감강인 조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큰 장벽‘인 레베카 김-키릴 미노프 조를 넘어야 한다. 이들은 이미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자신들의 가능성을 증명받았다. 한국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다면 아이스댄스는 출전권이 1장이 걸려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겨 스케이터‘로 다시 돌아온 ‘97년생 유망주‘ 이호정의 표정을 밝았다. 절친한 친구인 김해진에 대해 "친구를 넘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함께 다녔고 훈련도 같이 했다"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싱글 스케이터에서 ‘아이스댄서‘로 변신한 이호정은 차가운 빙판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아이스댄싱은 점프가 없는 대신 탄탄한 스케이팅 스킬과 독창적인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어릴 적부터 그의 장점이었던 유연한 스케이팅을 한층 갈고 닦을 시간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