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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정영삼, "효근이는 생각보다 못 한다"
출처:루키|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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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삼(187cm, G)이 후배 신인 정효근(202cm, F)을 대변인마냥 챙겼다. 훈훈한 장면이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2014년 마지막 날 창원 LG에게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3점슛 4개 포함 21점을 집중시킨 정영삼과 승부처에서 중요한 리바운드를 잡은 정효근이 수훈 선수로 기자회견실을 찾았다.

정영삼은 내측인대 파열에도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정영삼은 “무리하는 건 아니다. 뛸 수 있으니까 뛴다. 팔꿈치 내측인대가 끊어져서 보호장비를 차고 출전하고 있는데 시즌 끝나면 빨리 수술해서 재활을 열심히 할 것이다”고 했다. 다소 무거운 보호장비 속에서도 슛 감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연습을 하고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정영삼은 정효근을 챙기기에 바빴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올 때 밝은 표정의 정영삼과 달리 정효근의 표정은 어두웠다. 정효근은 리바운드나 수비 실수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으로부터 경기 중 질책을 받았다.

유 감독은 “정효근은 혼나고 있는데 성장통이고,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선수이기에 리바운드나 수비에서 질책을 받았다”고 했다.

정효근은 표정이 안 좋다고 묻자 첫 답변부터 “졌으면 울 뻔 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때부터 정영삼이 “혼났다”며 도우미로 나섰다.

정효근이 “내가 리바운드를 잡아야 하는 역할을 못 해서 다른 것도 안 되었다”고 혼난 이유를 설명하자 정영삼은 “승부처에서 2~3개 (리바운드를) 잡은 게 컸다”고 정효근을 옹호했다. 실제로 전자랜드는 3쿼터까지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내주며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으나 4쿼터에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그 중심에는 정효근이 있었다.

정영삼의 정효근에 대한 옹호는 계속 되었다. “승부욕이 강한 친구다. 슛이 안 되면 12시까지 슛 연습을 한다. 수비가 안 되면 수비 연습을 하고. 보통 경기 끝나고 밥 먹으면 10시 즈음 되는데 나는 사우나 가는 게 좋다(웃음). 근데 효근이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그날 안 되는 걸 연습을 하더라.”

정효근이 전자랜드와 잘 맞느냐는 질문에 “전자랜드 팀 컬러가 속공도 많이 하고 감독님께서 내가 뭘 잘 하고 못 하는지 파악해서 그에 맞게 써주신다”고 답하자 정영삼은 “솔직하게 이야기해”라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서는 정영삼이 “3번(스몰포워드)도 보고 4번(파워포워드)도 봐야 하기에, 움직임이 완전 달라서 적응하는데 어려웠을 거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효근이 “3번 50%, 4번 50%적응했다. 가끔 변수가 나올 때 멍~하고 있다”고 답하자 정영삼은 “(변화가) 순간순간 많다”고 정효근을 도왔다.

완벽한 슛 기회를 리카르도 포웰의 패스로 잡았던 정효근이 “(리카르도) 포웰이 센스가 있고 패스를 할 줄 안다”고 하자 역시 정영삼이 “네가 잘 움직여서 기회가 나니까 (패스를) 주지”라고 나섰다.

이쯤 되면 정영삼이 바라보는 정효근에 대한 평을 듣지 않을 수 없다. “생각했던 거보다 못한다(웃음). 되게 높게 평가했다. 아직 얼리로 나왔고 어리다. 생일도 빠르다. 어린 나이로서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비시즌에 같이 훈련을 많이 못 했다. 팀의 공수 움직임이 많이 있는데 똑똑해서 늦게 들어온 것 치고는 잘 하고 있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이기에 이번 시즌보다 내년이나 앞날이 더 기대되는 친구다.”

정효근은 정영삼의 훈훈한 선배의 정을 느끼며 2014년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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