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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을 증명하고 싶다면 넘어서라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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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내에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강호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자랑스러운 별칭이 이를 증명한다. 아시아서 열리는 어떤 대회에 나가도 한국은 늘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에게는 이런 별칭이 부끄러운 대회가 몇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우승을 차지한 기억은 많지 않은 대회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도 그중 하나다. 대한민국이 아시안컵서 정상에 오른 것은 반세기도 더 된 이야기다.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목적지를 향해 의기양양하게 출항했지만 암초에 걸려 좌초되기를 반복했다. 이제 이런 실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암초를 넘어서 희망봉에 닿아야 한다.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우리는 별칭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 암초들을 넘어서 우승컵을 품에 안아야 한다.
“썩어도 준치”… 숙명의 라이벌 일본
일본 축구는 ‘아기레 스캔들’로 어수선하다.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조별 라운드서 허무하게 탈락한 후 일본은 하비에르 아기레 前 멕시코 대표팀 감독을 데려왔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서 멕시코 대표팀을 16강에 올려놓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스파뇰·레알 사라고사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을 맡아 좋은 성과를 거둔 아기레 감독은 일본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리라 예상됐다. 그러나 아기레 감독은 2011년 레알 사라고사 감독을 맡을 당시 치른 경기서 승부 조작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아기레 감독은 자신은 사건과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축구계는 큰 대회를 앞두고 터진 스캔들이 대표팀의 경기력뿐 아니라 일본 축구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을 얕잡아 볼 순 없다. 통산 4회(1992·2000·2004·2011)로 아시안컵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이번 대회서도 명실상부한 우승 후보다. 멤버의 면면부터 화려하다. 지난 15일 아기레 감독이 발표한 아시안컵 출전 23인 명단에는 지난 대회 우승을 차지할 당시 핵심 멤버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MVP를 차지했던 혼다 게이스케(AC 밀란)를 비롯해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오카자키 신지(마인츠 05)·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 등 유럽파들이 대거 선발됐다. 더해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같은 베테랑부터 시바사키 가쿠·겐 쇼지(이상 가시마 앤틀러스) 등 신예까지 적절히 조화됐다.
이들을 조련할 아기레 감독은 스캔들로 지탄받고 있다고 해도 그 경험과 능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령탑이다. 대회에 들어서면 그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전술은 분명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진상 준결승 혹은 결승에서 마주칠 수 있는데, 철저한 준비와 연구를 통해 맞춤형 대비책을 들고 나서지 않는다면 4년 전과 같이 좌절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침대 축구’를 넘어라
이란 역시 아시안컵의 대표적 강호다. 통산 3회(1968·1972·1976) 우승으로 일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이 우승컵을 품은 국가다. 최근 주목할 만한 성과가 적긴 하나 언제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이란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신예와 노장이 적절히 조화된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A매치에 144회나 나선 베테랑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을 필두로 안드라니크 테이무리안(에스테그랄)·마수드 쇼자에이(알 샤하니아)·잘랄 호세이니(알 아흘리) 등이 팀의 무게 중심을 잡고, 사흐다르 아즈문(루빈 카잔)·알리레자 자한바크시(NEC) 등 어린 선수들이 팀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이들을 이끄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극단적 수비 전술로 그다지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등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쌓은 사령탑이다.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이란은 한국과 악연이 많다. 1972 태국 대회 때 결승전서 한국에 1-2 패배를 안겼고, 1996 아랍에미리트연합 대회 8강전서는 6-2로 한국을 무너뜨렸다. 이외에 월드컵 지역 예선 등 중요한 경기서 한국에 여러 차례 아픔을 준 바 있는 ‘천적’이다. 이란은 역대 전적서도 한국에 앞서는(12승 7무 9패) 몇 안 되는 아시아 국가 중 하나다.
가장 조심할 것은 역시 이란 특유의 ‘침대 축구’다. 수비에 치중한 경기를 펼치다 역습으로 골을 넣은 후 남은 시간을 경기장에 누워 보내는 이란 특유의 지저분한 축구는 한국에 큰 골칫거리였다. 한국은 2014년 11월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국가대표 친선 경기서도 이란의 이 전술에 당해 패배를 당한 바 있다. 단기 토너먼트인 아시안컵서 이란은 더욱 지독하게 침대 축구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마주치게 되는 무대는 준결승 혹은 결승이다. 한판 승부로 모든 것이 갈릴 수 있는 무대니만큼 더욱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글 공산이 크다. 이 문을 열 키를 찾지 못하면 우승길은 요원하다.
무시할 수 없는 복병들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일본·이란 등 대표적 우승 후보를 넘는다 하더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 아시아 축구 수준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의외의 복병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또 단기 토너먼트인 만큼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B조 톱시드를 차지한 우즈베키스탄은 대표적 다크호스다. 지난 대회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인 우즈베키스탄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서 한국과 끝까지 본선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등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쿼드도 위협적이다. 특히 성남 FC서 뛰고 있는 주장 세르베르 제파로프는 최우선 경계 대상이다.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을뿐더러 왼발 킥이 워낙 정확해 세트 피스 시 대단히 위협적이다.
일본과 함께 D조에 속한 이라크도 조심해야 한다. 이라크는 2007년 대회 때 깜짝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2011년 대회 때는 호주에 밀려 8강서 탈락했어도 높은 곳까지 닿을 저력은 충분하다는 걸 입증했다. 이라크는 세대교체가 대단히 잘 진행 중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2014년 1월 열린 AFC U-22 챔피언십서 우승을 차지한 멤버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당시 놀라운 기량을 보여 유럽 진출까지 일궈 낸 알리 아드난(리제스포르)이나 21세의 나이에도 A매치에 30회나 출전한 사이프 살만(알 이티하드) 등이 키 플레이어다.
B조에 속해 있는 북한도 경계 대상이다. 북한은 2014년 A매치를 단 두 차례밖에 치르지 않았다. 전력이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에 대비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U-23대표팀서 알 수 있듯 만만찮은 저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방심하고 경기에 임했다가는 철퇴를 얻어맞을 수 있다. 더해 한국과 경기서 놀라운 투지를 발휘한다는 점에서도 껄끄러운 상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