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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은퇴, 그리고 피겨의 미래
출처:조이뉴스24|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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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계 스포츠계의 문은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었다. 그리고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김연아는 무결점 연기를 펼치고 자신의 역대 2위 기록인 총점 219.11점을 받고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역대 여자 싱글 두 번째로 높은 224.59점을 받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를 제외한 세계의 모든 언론은 홈 텃세와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하며 김연아가 진정한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찬사를 쏟아냈다. 미국의 NBC는 올림픽 직후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가 5월 아이스쇼를 통해 현역 공식 은퇴를 알리자 ‘김연아가 아이스쇼에서 눈물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라며 몹시 아쉽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정작 김연아는 부당한 올림픽 은메달에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대한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의 발빠르지 못한 대처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다. 예정됐던 대로 올림픽을 끝내고 17년 선수 생활을 정리하면서 "미련도 없고 너무나 홀가분하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출전한 대회마다 단 한 번도 포디움(시상대) 밖으로 밀려나지 않은 김연아는 한국 팬들의 모든 기대와 성원을 한 몸에 안고 빙판 위에 섰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세계최고점(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던 순간 온 국민도 함께 울었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그는 "피겨는 즐기면서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했다.

은퇴 후 빙상연맹의 지도자강습회에 참석한 김연아를 두고 지도자의 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여전히 정해진 것은 없다. 일부 해외 언론은 김연아가 제자를 키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계획이라는 추측성 기사를 내놓기도 했지만 물음표로 남아있다.

김연아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나서는 등 계속해서 국가를 위해 뛰고 있다. 또, 국가대표 후배인 박소연(신목고), 김해진(과천고)의 연기를 봐주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태릉 빙상장을 찾아 기량 향상을 위한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연아가 직접 강조하고 호소하기도 해 국내 피겨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커졌지만 해결이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연아빙상장 건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도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김연아 키즈를 꿈꾸며 피겨에 입문하는 선수들은 늘어났지만 이들 역시 거액의 아이스링크 대관 비용에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등 타 종목과 함께 링크를 사용하느라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성장기의 어린 선수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지만 훈련 여건과 대관 시간 부족 등으로 야간이나 새벽에 훈련을 하다보니 허리, 등, 무릎 등 부상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다. 피겨에 적합한 빙질이 유지되기 쉽지 않아 기술 연마도 여의치 않다.

대관비 외에도 개인 레슨비나 의상비, 스케이트 구입비 등 지출 항목은 다양하다. 피겨전용 빙상장이 있어 대관비만 줄어도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지만 지지부진이다. 기량 발전을 꾀하는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일본, 캐나다 등으로 해외 훈련에 나서면서 비용은 살인적으로 올라간다.

김연아 이후를 걱정하는 가운데서도 인재는 나오게 마련이다. 박소연과 김해진이 시니어에 데뷔해 그랑프리 시리즈를 경험하는 등 점점 기량을 키워가고 있다. 박소연은 이번 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 170.43점, 4차 대회 163.24점으로 모두 5위를 차지하며 시니어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들은 내년 1월7일부터 열리는 종합선수권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회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다. 결과에 따라 2월 목동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던 김연아의 길을 이들 후배들이 따라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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