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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챔스 16강, 주목할 인연 혹은 악연
- 출처:코리아골닷컴|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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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조 추첨을 통해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이 모두 정해졌다. 손흥민의 소속팀 바이엘 레버쿠젠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16강에서 격돌하는 가운데 흥미로운 빅 매치들이 다수 성사되어 축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 손흥민, ‘철벽‘ 아틀레티코 수비 넘어설까?
손흥민의 소속팀 바이엘 레버쿠젠의 16강 상대는 스페인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다. 지난 시즌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아틀레티코는 이번 시즌에도 디에고 고딘과 미란다를 중심으로 한 수비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 아틀레티코가 조별 리그 6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3골로 모나코(1실점)와 레알 마드리드(2실점)에 이어 3번째로 적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당연히 아틀레티코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가 기본적으로 공격보다 수비에 능한 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레버쿠젠이 득점에 성공할 경우 이변을 연출하게 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즉 레버쿠젠의 16강 성패는 손흥민의 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모두 골을 넣었고, 조별 리그 6경기에서도 3골을 기록하며 팀내 최다 골 득점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더해 레버쿠젠은 손흥민이 골을 넣은 챔피언스 리그 4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서 모두 승리했다. 심지어 손흥민이 골을 넣은 공식 대회 18경기(지난 시즌 포함)에서 16승 2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레버쿠젠이다. 그러하기에 손흥민의 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손흥민 개인에게도 아틀레티코전은 중요하다.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아틀레티코 수비진을 상대로 골을 넣는다면 손흥민의 가치는 한층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한편 아틀레티코엔 마리오 만주키치가 있다. 만주키치는 2010/11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볼프스부르크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며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다. 참고로 만주키치는 레버쿠젠 상대로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득점 포인트(3골 1도움)을 올리며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에 입단한 만주키치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5골을 넣으며 빠르게 간판 공격수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참고로 레버쿠젠과 아틀레티코는 2009/10 시즌 유로파 리그 64강 조별 리그에서 한 조에 속한 바 있다. 당시 양팀은 홈 원정 2경기 모두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 ‘재격돌‘ PSG vs 첼시, 무리뉴의 바람은 통했나?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 첼시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 이어 또 다시 격돌한다. 지난 시즌 8강 1차전에선 홈팀 PSG가 3-1 완승을 거두며 승기를 먼저 잡았으나 2차전에서 첼시가 안드레 쉬얼레의 선제골과 87분경에 터져나온 뎀바 바의 천금같은 골에 힘입어 2-0 승리와 함께 준결승에 진출했다. PSG는 1, 2차전 도합 스코어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해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양팀은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설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8강 대진이 정해지자 양팀 모두 "Did you know(너 그거 아니)" 형식을 통해 각자의 기록을 자랑하고 나섰다.
한 발 더 나아가 PSG는 8강 1차전에서 승리하자 "친애하는 첼시 팬들에게, 파리에서의 추억을 위해 몽마르뜨 언덕의 기념품 가게를 추천한다"라며 도발하는 한편 2차전을 앞두고 "신이시여 첼시가 아닌 여왕을 구원하소서"라는 트윗을 남겼다. 하지만 정작 8강 2차전에서 첼시가 승리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하자 첼시 팬들은 조직적으로 "파리를 위한 챔피언스 리그는 없다. 오직 파리엔 크로아상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 PSG를 조롱하고 나섰다.
이번에도 16강전에서 재회하자 PSG는 "친애하는 첼시 팬들에게. 우리가 조만간 다시 만날 거라고 얘기했었잖아"라며 선전포고에 나섰다.
한편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챔피언스 리그 16강 추첨을 앞두고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멀리까지 원정을 다니느라 체력을 소모할 바에야 차라리 가까운 파리에서 PSG와 붙는 게 낫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무리뉴의 말대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더해 다비드 루이스와 첼시 선수들의 재회도 눈에 띈다. 루이스는 지난 시즌까지 3년 6개월 동안 첼시에서 뛰며 챔피언스 리그(2011/12 시즌)와 유로파 리그(2012/13 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참고로 그는 지난 시즌 PSG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 공교롭게도 자책골을 넣어 1-3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 도르트문트 vs 유벤투스, 18년 만의 만남
1997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격돌한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당대 최강으로 불리던 유벤투스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구단 역사상 유일한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마도 이번 16강 대진에서 가장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결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각종 유럽 현지 베팅 사이트 배당률에서도 도르트문트와 유벤투스가 가장 적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스카이벳‘ 배당률에선 도르트문트와 유벤투스의 8강 진출 배당률이 1.83대1.83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최근 3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2/13 시즌엔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도 8강에서 탈락했으나 끝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히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역시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에서 강등권으로 떨어지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 리그에선 승승장구하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반면 유벤투스는 챔피언스 리그에선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세리에A 무대에선 2011/12 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했고, 2013/14 시즌 역대 최고 승점(102점) 우승을 차지하며 3시즌 연속 우승과 함께 이탈리아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에 더해 양팀은 전술적으로도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속공과 압박에 특화된 팀이다. 반면 유벤투스는 지공과 점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전혀 다른 전술이 부딪치기에 템포를 잡는 팀이 승기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도르트문트 신입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는 유벤투스 유스 출신으로 지난 시즌 유벤투스 더비 라이벌 토리노에서 활약하며 세리에A 득점왕(22골)에 등극했다. 당연히 양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임모빌레에게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샤흐타르, 3시즌 연속 독일 팀에 고배 마시나?
샤흐타르는 지난 2시즌 연속 독일 팀에 의해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2012/13 시즌엔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만나 탈락했고, 지난 시즌엔 32강 조별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엘 레버쿠젠에게 밀려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엔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바이에른이기에 쉽지 않은 일전이 예상된다. 참고로 샤흐타르는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독일 팀 상대로 2무 4패로 아직까지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 메시 vs 아게로, 누가 웃을까?
이번 16강 대진에선 지난 시즌과 동일한 대진이 두 개나 잡혔다. 그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건 바로 맨체스터 시티(이하 바르사)와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맞대결이다.
지난 시즌엔 바르사가 맨시티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둔 데 이어 홈에서도 2-1로 승리하며 1, 2차전 도합 스코어 4-1로 8강에 진출했다. 승부처는 1차전이었다. 당시 맨시티는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54분경 리오넬 메시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퇴장과 동시에 페널티 킥을 헌납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바르사 에이스 메시와 맨시티 에이스 세르히오 아게로 간의 절친 대결도 주목해볼 만하다. 지난 시즌엔 아게로가 부상으로 1차전에 결장했고, 2차전에서도 전반 45분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비록 현재 아게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이지만 1월 복귀 예정이기에 바르사와의 16강전에선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아게로는 14골로 프리미어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5골을 넣으며 절정에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메시 역시 프리메라 리가에서 13골을 기록하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선 8골과 함께 루이스 아드리아누(9골, 샤흐타르)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며 프리메라 리가 역대 최다 골(256골)과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다 골(74골)에 이르기까지 각종 대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메시는 맨시티와 16강 대진이 결정되자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아게로를 상대로 항상 이겨왔다. 물론 경기장에서는 그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지만 큰 부담은 없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호날두, 또 다시 샬케 폭격할까?
맨시티와 바르사의 맞대결과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과 동일한 또 하나의 16강 대진은 바로 레알 마드리드와 샬케이다. 레알은 샬케와의 16강 1차전 원정에서 6-1 대승을 거둔 데 이어 2차전 홈에서 또 다시 3-1로 승리하며 도합 스코어 9-2라는 압도적인 기록과 함께 8강에 진출했다. 특히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샬케 상대로만 4골을 몰아 넣었다. 지난 시즌 호날두가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한 시즌 개인 통산 최다 골(17골)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는 데에 있어 가장 많이 기여한 팀이 다름 아닌 샬케였던 것이다.
이번에도 레알은 샬케 상대로 대승에 도전한다. 호날두 역시 현재 챔피언스 리그 5골로 루이스 아드리아누(9골, 샤흐타르)와 리오넬 메시(8골, 바르셀로나)에게 다소 뒤처진 상태이기에 샬케와의 16강 2연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유럽 득점왕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소사, 바젤에 포르투갈 원정 첫 승 선사할까?
아마도 이번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에서 가장 소외받는 경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바젤과 포르투의 대결에서도 주목해볼 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바젤 감독 파울루 소사이다. 소사는 루이스 피구, 마누엘 후이 코스타와 함께 포르투갈 황금 세대의 주역으로 포르투의 라이벌 벤피카와 스포르팅에서 선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바젤이 포르투와 격돌하는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포르투갈 팀과는 도합 10번의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바젤의 포르투갈 팀 상대 전적은 2승 3무 5패로 그리 좋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 이는 어디까지나 포르투갈 원정 징크스에 기인하고 있다. 홈에선 2승 3패로 선전했으나 원정에서 3무 2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그러하기에 포르투갈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소사 감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 벵거의 기도 통했다? 아스널 vs 모나코
아스널과 모나코의 맞대결은 당연히 아르센 벵거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벵거는 1987년부터 1994년까지 7시즌 동안 모나코 감독직을 수행하며 리그 앙 우승(1987/88 시즌)과 쿠프 드 프랑스(1990/91 시즌) 우승을 선사했다. 이후 나고야 그램퍼스를 거쳐 아스널에서 18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벵거이다. 21년 만에 모나코와 재회하는 벵거인 만큼 감회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 체제에서 17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에 더해 무려 15시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4시즌 연속 16강전에서 바르셀로나와 AC 밀란,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어지는 강호들을 만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하기에 벵거 감독은 16강 추첨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교회라도 가야 하나? 솔직한 심정으로는 모나코나 포르투 같은 팀을 만나고 싶다"라고 토로했다. 즉 벵거의 기도가 통한 셈이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에선 아스널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모나코 역시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에서 단 1실점 만을 허용하며 짠물 수비를 자랑했다. 이에 더해 프리미어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디마타르 베르바토프와 히카르두 카르발류가 공수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에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