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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와 비아냥' 아직은 어린 도전자
출처:데일리안|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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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파이터‘ 송가연(20)의 무대가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나면서 국내 최대 종합격투기 로드FC의 올해 마지막 이벤트도 막을 내렸다.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열린 ‘로드FC 020‘은 올해 마지막 정규대회답게 다채로운 카드가 펼쳐졌다. 이길우와 이윤준의 밴텀급 타이틀매치, 문제훈과 김민우의 밴텀급 신구충돌 등 테크니션들의 수준 높은 대결 외에 XTM ‘주먹이 운다‘ 출신 인기 캐릭터들인 한이문과 박형근의 진검승부, 해설자 김대환의 출전 등으로 격투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는 송가연 출전 경기다. 송가연은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이후 국내 격투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빼어난 미모의 송가연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격투기에 관심이 없는 일반팬들에게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안티팬도 들끓고 있다. 과거 최홍만이 그랬듯 송가연의 일거수일투족은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송가연의 각오는 비장했다. 코 메인이벤트에서 송가연과 맞붙은 타카노 사토미(24·일본)는 8전을 치른 경험이 풍부한 선수였다. 비록 승률(3승5패)은 높지 않지만 갓 데뷔전 치른 송가연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특히, 주짓수 퍼플벨트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그라운드 싸움에 굉장히 능했다.

승부는 역시 그라운드에서 이뤄졌다. 사토미는 예상대로 그래플링 공방전을 노렸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펀치를 날리며 근접거리로 달라붙었다. 송가연은 자신감 넘치는 선수답게 개의치 않고 클린치싸움을 벌였다.

단순히 태클을 막는 수준이 아닌 적극적으로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그라운드 승부도 피하지 않겠다는 투지가 돋보였다. 그 과정에서 사토미가 테이크다운에 성공했지만 송가연은 재빨리 빠져나오며 위기를 탈출하기도 했다.

사실 송가연은 최대한 거리를 두고 아웃파이팅을 펼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유효타를 계속 성공시켰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타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만큼 서두르지 않고 거리를 두면서 장기전으로 끌고 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남자선수들과도 같이 훈련했던 만큼 체력전으로 이어져도 불리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경기운영이다.

반면 스탠딩에서 승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 사토미는 끈질기게 클린치를 시도했고, 결국 그 과정에서 송가연을 넘어뜨린다. 자신의 영역으로 송가연을 끌어들인 사토미의 주짓수 기량은 상당했다. 단숨에 백포지션을 잡으며 흐름을 가져온 사토미는 송가연이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탑과 사이드까지 오가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사토미의 파운딩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주짓수 강자답게 서브미션은 순간순간 송가연을 긴장시켰다. 조금의 빈틈만 있으면 암바, 기무라, 초크 등의 기술이 들어갔고, 그때마다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됐다. 송가연은 끈질기게 버텼지만 기무라 공격에 팔이 심하게 꺾였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체됐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송가연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사토미의 날카로운 서브미션을 이를 악물고 참아내는 등 상당한 수준의 정신력을 재확인시켰다. 지지와 비난이 공존하는 가운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게 됐을 때 올 후폭풍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실 송가연은 사토미전을 준비하면서 경기외적인 부담감과도 사투를 벌여왔다. 실제로 이날 경기 후에도 안티팬들의 비난과 비아냥거림은 절정에 달했다.

송가연은 아직 어리다. 대다수 선수들은 송가연 나이 정도에는 유망주로 불리며 기량을 갈고 닦는 것이 현실이다. 자의든 타의든 송가연은 너무나 유명해졌고, 말 한마디에도 팬들의 큰 관심이 쏠린다. 따라서 송가연은 기량 향상은 물론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의 성장도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향후 파이터로서의 생존 여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의식 있는 많은 팬들은 송가연의 1승과 1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지금의 열정을 이어나가 꾸준히 성장하길 바란다. 어린 도전자 송가연의 진짜 승부는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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