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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의 파격적 전술 실험, 대패로 귀결되다
출처:코리아골닷컴|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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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맨유와의 원정 경기에서 제로톱과 스리백 전술에 골키퍼도 교체하면서 깜짝 전술 시도. 0-3으로 대패하며 자존심 구겨.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대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리버풀이 주중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에서 조기 탈락한 데 이어 맨유와의 노스 웨스트 더비에서조차 0-3으로 완패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이와 함께 리버풀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0위로 추락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던 로저스 리버풀 감독은 맨유와의 라이벌전에서 깜짝 전술 실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먼저 최전방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와 리키 램버트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채 공격형 미드필더 라힘 스털링과 필리페 쿠티뉴, 그리고 아담 랄라나 3명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제로톱 공격 전술을 들고 나왔고, 두 번째로 마틴 스크르텔을 중심으로 데얀 로프렌과 글렌 존슨을 중앙 수비수로 배치하는 스리백 수비진 구축했다. 마지막으로 주전 골키퍼 시몬 미뇰렛 대신 백업 골키퍼 브래드 존스를 선발 출전시켰다.

파격 그 자체였다. 제로톱은 지난 바젤과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포함해 간헐적으로 후반 교체를 통해 활용한 적이 있으나 선발 카드로 들고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리백 역시 로저스가 리버풀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당시 자주 활용한 적이 있으나 (그마저도 당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번 시즌 들어선 처음으로 가동한 시스템이다. 브래드 존스 역시 스완지 시티와의 캐피탈 원 컵 선발 출전이 유일했다. 맨유와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말 그대로 생소한 전술을 들고 나온 로저스였다.

로저스의 전술 실험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스털링은 자주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으나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지나치게 볼을 끌다가 각을 좁히고 나온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게다가 스털링 홀로 맨유 수비진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발로텔리가 교체 투입되면서 리버풀 공격이 한층 더 활기를 띄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리버풀은 전반 7회의 슈팅에 불과했으나 후반 들어 12회의 슈팅을 기록했다.

리버풀 수비진들 역시 생소한 수비 전술 하에서 우왕좌왕하는 인상이 역력했다. 특히 데얀 로프렌은 여러 차례 실수들을 저지르며 수비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에 더해 스리백 전술의 약점인 측면 수비는 맨유 측면 스페셜리스트 안토니오 발렌시아에게 드리블 돌파 3회를 허용하며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실제 맨유의 선제골은 발렌시아의 크로스에 의해 나온 것이었다.

존스 골키퍼 역시 로저스 감독의 믿음에 답하지 못했다. 그는 전반에만 유효 슈팅 2회를 모두 실점으로 허용했다. 3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물론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른 건 클리어링 과정에서 맨유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에게 패스한 데얀 로프렌이었으나 존스 역시 지나치게 오른쪽 방향으로 쏠리면서 골문을 비게 만드는 우를 범했다. 즉 로저스가 들고 나온 3가지 파격적인 전술이 하나같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물론 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맨유의 수문장 데 헤아였다. 데 헤아는 무려 9회의 슈팅을 선방해내며 리버풀의 공세를 저지해냈다. 하지만 데 헤아의 선방쇼 이전에 리버풀이 자멸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로저스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득점 찬스들을 만들어내며 이길 만한 경기를 했으나 충분한 골을 생산해내지 못했다. 이에 더해 수비적으로 실수들을 저지른 게 패배로 이어졌다. 특히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라고 총평했다.

파격적인 전술 실험이 성공할 경우 승리의 공은 상당 부분 감독에게로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실패로 귀결될 경우 그 책임은 오롯이 감독이 져야 한다. 변화는 때론 팀에 신선한 활력소가 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안 하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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