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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체질개선’도와줄 멍석, ACL 죽음의 조
- 출처:뉴스1스포츠|201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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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은 올 시즌 정규 리그 마지막 라운드의 마지막 3~4분 사이에 극적인 반전을 일으키면서 포항을 꺾고 3위에 올라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본선 직행권은 아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야한다. 하지만 다잡았던 티켓을 놓친 포항을 생각한다면 감지덕지다. 천신만고 끝에 다시금 아시아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느 정도의 행운 그리고 절실했던 노력이 합쳐진 결실이었다. 모두가 포항이 유리하다 했으나 기적처럼 마지막 티켓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힘들게 산을 넘어 숨을 고르려는 찰나, FC서울 앞에 다시 겹겹의 산이 등장했다. 조 추첨 결과가 그리 달갑지 않다. 소위 말하는 ‘죽음의 조’에 가깝다.
아시아축구연맹이 11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에서 ‘2015 AFC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을 진행했다.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전북은 E조에 속했고 FA컵 패자 성남FC는 F조에 편성됐다. 정규 리그 2위 팀인 수원은 G조에서 조별 라운드를 치른다. 그리고 서울은, 플레이오프를 통과할 시 H조에 합류하게 된다.
일단 FC서울은 내년 2월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본선에 오를 수 있다. 하노이(베트남)-페르시 반둥(인도네시아)의 승자와 대결한다. 다른 팀들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해야한다. 2월 중순 첫 경기를 치르게 되면 전체적인 동계훈련 스케줄이 달라져야한다. 서울의 고난 길은 이미 피할 수 없다.
일단 플레이오프는 서울의 우세가 점쳐진다. 안방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것도 유리하다. 하지만 본선에 올라도 가시밭길은 계속된다. H조 구성원들의 면면이 만만치가 않다. 2013년 챔피언과 2014년 우승 팀과 한 배를 탔으니, 이쯤이면 최악에 가깝다.
H조에는 중국의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호주의 웨스틴 시드니가 속해 있다. 한 팀은 미정이다. 일본 일왕배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가시마 앤틀러스 혹은 우라와 레즈가 될 가능성이 높다. J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이니 역시 만만치가 않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복수혈전이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2013년 FC서울과 대회 결승에서 만난 팀이다. 당시 서울은 원정 다득점에 밀려 아쉽게 쓴잔을 마셨다. 웨스턴 시드니는 2014년 4강에서 격돌한 팀이다. 2년 연속 결승행을 자신했던 서울은 호주의 신흥강호에게 덜미를 잡혀 중도하차했다. 웨스턴 시드니는 결국 정상에 올랐다. 전현직 챔피언들과 재회하게 되는 셈이다.
광저우는 모든 팀들이 꺼리는 대상이고 호주 원정 역시 피하고 싶은 코스다. 우라와나 가시마 모두 열성적인 서포터로 유명한 클럽이다. 부담스러운 대진이 아닐 수 없다. 운 좋게 본선에 올랐으나 하늘의 도움은 여기까지다. 괴롭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부터 강팀들을 만나야하는 스케줄은 ‘체질개선’이 필요한 서울에게 오히려 좋을 수 있다.
서울은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다. 봄에는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다 뜨거운 여름 정신을 차린 뒤 가을에 비약하는 스타일이다. 지난 2년간 서울은 여름이 오기 전까지 맥을 추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은 거의 바닥권까지 떨어졌다.
의도된 페이스는 아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제발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갔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통해 손해도 적잖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즌 중후반에 적절히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서울은 ‘무조건 모드’를 발동해야하니 경쟁 팀들에 비해 소모량이 크다. 때문에 번번이 시즌 초반 더딘 행보가 아쉬웠다. 2015년에도 비슷한 모습이라면 곤란하다.
2015년 ACL 조별예선은 내년 2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진행된다. FC서울이 취약했던 기간이다. 다행히 과거에는 ACL에서의 얻은 자신감을 통해 K리그와 FA컵에서 탄력을 받았지만 올해는 또 그런다는 보장이 없다. 조별예선을 토너먼트처럼 치러야한다. 초반부터 고삐를 바짝 조여야한다. 거울 삼아야할 예도 있다.
2014년을 가장 산뜻하게 출발했던 울산현대는 다소 안일하게 ACL 일정을 소화하다 전체적으로 그림을 망쳤다. 나름 힘을 안배하고자 했으나 ACL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했고 그 여파는 정규 리그까지 이어졌다. 피해야할 전철이다.
최근 2~3년간 반복됐던 초반의 더딘 행보가 다시 나올 경우 FC서울은 2015년 시즌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 남들보다 먼저 시즌을 시작하는 만큼 막바지에 남들보다 먼저 힘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초반에 어떻게 승점을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올해는 ‘슬로우스타터’ 체질을 반드시 개선해야한다. 원치 않게 깔린 ‘멍석’이지만, ACL 죽음의 조가 서울 선수들의 정신무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의 봄’이 2015년 FC서울의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