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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에 치른 첫 Q스쿨…내년 日 진출 김하늘
출처:매일경제|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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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18번홀 퍼팅을 끝내고 합격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버지에게 달려가 펑펑 울었어요. 골프를 시작하고 나서 이렇게 치열하고 간절하게 라운드를 한 적이 없어요. 골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제2 골프인생을 시작해야죠.”

8일 경기도 용인 남부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김하늘(26·비씨카드)이 최근 치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떠올리며 “그때처럼 긴장해 심하게 떨어본 적도 없었고 정말 그렇게 진지하게 한 샷 한 샷 쳐본 적도 없던 것 같다”며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하늘은 지난 5일 일본 시즈오카현 가쓰라기GC에서 열린 J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일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합계 9오버파 297타로 공동 13위에 올라 20위까지만 받을 수 있는 내년 시즌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김하늘은 사실 ‘시드전’으로 불리는 퀄리파잉스쿨을 치른 적이 한 번도 없다. 한마디로 이번이 ‘첫 경험’이었던 셈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2부 투어를 통해 무난하게 1부 투어로 올라왔고 8승을 올리며 한국 여자골프 간판 스타로 자리 잡았다.

“사실 이전에도 일본 시드전에 2번이나 신청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한 김하늘은 “그때는 한국에서 잘하고 있는데 만약 시드전 떨어지면 창피하고 자신감을 잃을 것 같아서 도전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자신이 실수해서 내준 우승도 있었고 정말 잘 쳤지만 상대 선수가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여 우승을 놓친 적도 있었다. 준우승만 무려 5번.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MBN여자오픈 이후부터 계산하면 7번이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김효주 이정민 전인지 같은 어린 선수들이 잘 치는 이유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할 자극도 부족했다. 한국 나이로 27세. 어린 나이지만 KLPGA 투어에서는 상대적으로 ‘중견’이나 ‘노장’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지쳐갔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미루고 미뤘던 ‘일본 도전’이었다.

“사실 시드전 느낌을 잘 모르는데 친구들이 ‘살벌하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최종전 첫 티샷을 할 때 너무 떨었어요. 게다가 바람도 불고 비까지 오니 정말 치열하고 간절하다는 생각이 나더라고요. 파퍼팅 놓치면 눈물 날 것 같았고 버디를 잡으면 정말 기뻤어요. 이런 기분도 처음이었죠.”

일본 시드전 성공은 큰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나이’에 대한 부담을 지웠다. “같이 4라운드를 하면서 저보다 어린 선수는 딱 1명밖에 없었고 최종전에는 45세 언니와 함께 플레이를 했다”고 말한 김하늘은 “제 나이 물어보고는 다들 ‘가와이(귀엽다)’라고 해요. 어려진 것 같고 힘도 나는 것 같고 정말 좋았죠”라고 되돌아봤다. 달라진 환경도 도전 의식을 다시 불태웠다. 김하늘은 “코스 상태가 아주 좋고 코스가 까다로워서 좀 더 다양한 샷과 기술을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힘든 결정이었지만 통과하고 나니 뿌듯하고 앞으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질 것 같아서 기대된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하늘은 ‘도전’을 통해 새로운 골프 인생의 막을 열었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며 좌절하고 눈물도 흘렸지만 실패를 통해 ‘긍정의 힘’을 되찾았고 초속 12m가 넘는 비바람 속에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생애 첫 시드전도 통과했다.

시련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김하늘도 골프 인생의 비바람을 맞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내년에는 일본에서 새로운 골프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된다”고 말한 김하늘은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했으니 이제 힘든 상황을 마주쳐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의욕에 가득 찬 눈빛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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