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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은 "레전드? 나 역시 막내 선수였다"
- 출처:점프볼|201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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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삼성 블루밍스와 청주 KB스타즈의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퓨처스리그가 열린 지난 6일 용인실내체육관.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점수는 28-56. 삼성이 20점 이상 크게 밀렸다. 높이에서 열세를 보인 삼성은 KB스타즈에 55개의 리바운드를 내주며 68-103으로 졌다. 삼성 선수들은 경기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대기실로 향했다. 그런 선수들을 향해 박정은 삼성 코치는 어깨를 토닥였다.
경기 후 박 코치는 "우리 팀 선수 가운데 180cm가 넘는 선수는 두 명뿐이다. 상대와 비교했을 때 높이에서 크게 밀린다"며 "선수들이 뛰면서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높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할지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 1군 수석 코치이자 퓨처스리그를 이끄는 박 코치는 한국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4년 삼성에 입단한 박정은은 2012-2013시즌까지 프로 486경기에 출전, 평균 13.46점 5.48리바운드 3.65어시스트를 배달했다. 3점슛 1,000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도 107경기에 출전해 평균 12.19점 5.07리바운드 3.11어시스트를 남겼다. 그 기간 삼성은 다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박 코치는 은퇴 후 삼성에서 지도자 길을 걷고 있다. 올 시즌에는 1군 수석 코치와 퓨처스리그 감독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체격으로 농구를 한다. 드리블, 슛, 기술 등 기본기가 부족하다"며 "솔직히 가끔은 선수들이 너무 못해서 그냥 모른 척 지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박 코치는 결코 어린 선수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박 코치는 "많은 분께서 나를 ‘농구 잘하는 선수‘로 기억해주신다. 감사하다. 하지만 나 역시 코트에 들어서면 발도 떼지 못하는 어린 선수였다"고 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던 박 코치는 "운 좋게 대표팀에 발탁됐다. 하지만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실력이 뛰어난 언니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 어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은 많지만,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라며 "한계가 있다고 단정 지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계를 인정하고 극복하기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박 코치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장점을 찾아 이끌어 주는 것이다. ‘농구 시야‘가 트일 수 있도록 격려하고,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제2의 박정은‘이 아니라 제1의 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