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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신개념 1번' 정성훈이 이끈다
- 출처: 스포츠조선|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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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긴장이 안돼요. 지나고 나니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LG 트윈스는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3대4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체 승기를 가져왔다. 1회 결정적인 스리런포에 상대 도루 저지 등 원맨쇼를 펼친 최경철,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박용택 스나이더, 마운드에서 상대 타선을 잘 막아낸 류제국 신재웅 등 영웅들이 많았지만 또 한 명의 숨은 공로자가 있었으니 바로 1번타자 정성훈이었다. 정성훈은 이날 경기 5타수 1안타로 눈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그 1안타가 강렬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 플레이볼이 선언된 가운데, 긴장한 상대선발 이재학을 ‘멘붕‘에 빠뜨리는 선제 2루타를 터뜨려 1회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만약, 선두타자 정성훈이 범타로 물러났다면 이재학이 조금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1회를 넘겼을지도 모른다.
이게 베테랑과 젊은 선수의 차이. 경험 많은 정성훈은 "1회 첫 타석 많이 긴장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하나도 긴장이 안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를 너무 긴장 속에 치러서 그런지, 준플레이오프 경기는 오히려 별 느낌이 없었다. 정말로 우리에게는 보너스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말하며 "이재학의 공도 정규시즌과 비교하면 특별히 나쁘지 않았다. 나 뿐 아니라 우리 타자들이 잘 대처를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성훈의 활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번 시리즈가 1번타자 맞대결로 분위기 싸움이 압축될 수 있기 때문.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1회초 대량득점(6점)의 발판도 정성훈의 2루타였다. 큰 긴장감 속에 치러지고,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확률이 높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테이블세터인 1번타자가 얼마나 많이 살아나가 찬스를 연결하느냐가 경기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NC의 경우 신인급인 박민우가 1차전 삼진 3개 포함,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점이 뼈아팠다.
LG에 입단해 줄곧 중심타선에서 뛰어온 정성훈은 올시즌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부터 1번타자라는 새로운 옷을 입게 됐다. 어색할 법도 하지만 새로운 역할을 곧잘 수행해내고 있다. 전반기 3할6리던 타율이 1번을 맡은 후반기 3할6푼으로 뛰어올랐다. 출루율도 4할6리에서 4할4푼6리로 상승했다. 정성훈은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서건창(넥센)보다 안타를 많이 치거나 나바로(삼성)보다 홈런을 많이 쳐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자학 개그를 선보이면서도 "중심타선보다는 확실히 부담이 덜해 생각보다 잘 적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컨택트 능력으로는 누구에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발이 빠르고 하는 전형적인 1번 스타일은 아니지만 최대한 컨택트 능력을 발휘해 살아나가고, 주자가 있을 때는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역할까지 함께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 간 ‘신개념 4번타자‘로 주목을 받았던 정성훈이 ‘신개념 1번타자‘로 LG 가을야구의 선봉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