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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왜 최다패 투수 위기에?
출처:스포츠동아|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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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노경은(30)이 9일 14패(3승)를 당하며 시즌 최다패 위기에 놓였다. 방어율도 8.80이나 된다. 2006년 리오스가 당한 16패(12승) 이후 구단 최다패이자, 2011년 15패를 당한 브랜든 나이트 이후 최다패 위기에 놓였다.

2년 동안 두산 마운드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노경은이 올해는 부진했다. 이로 인해 처음 구상했던 선발로테이션이 헝클어졌고,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연쇄작용으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활화선 같은 타선 덕분에 승리를 할 수 있었지만 득점 후 실점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타자들이 조금씩 지쳐갔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이 부분을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던 두산이 악화일로를 걷게 된 결정적 원인으로 꼽았다.

문제는 노경은만이 아니었다. 원래 내일을 알 수 없는 게 야구고, 미묘한 변화 때문에 오늘 잘 던지고 내일 대량 실점할 수 있는 게 투수다. 흔들리는 투수를 잡아줘야 할 코칭스태프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진 노경은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즌 최다패 위기로 몰아넣었다.

선발투수의 승리는 반드시 해당선수가 잘 던진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불펜이 뒷문을 잘 막아줘야 하고,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야한다. NC 에릭 해커도 꾸준한 모습을 보였지만 16경기 동안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패전은 얘기가 다르다. 노경은이 기록한 14패 중 5월 7일 사직 롯데전에서 3.2이닝 7실점, 18일 잠실 NC전에서 3.2이닝 8실점, 6월 1일 잠실 롯데전에서 5이닝 9실점, 7월 11일 잠실 한화전 4.2이닝 7실점 등 대량실점을 하며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즉, 두산 송일수 감독은 노경은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량실점을 할 때까지 마운드에 내버려뒀다는 얘기다. 물론 경기 중에 구원으로 올라온 불펜투수들이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실점이 늘어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승계주자는 이전 투수의 몫이다. 두산 내부에서마저 “투수가 맞을 만큼 맞고, 점수를 줄대로 준 뒤에 교체가 이뤄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했던 선수가 부진했을 때 대처법도 미숙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팀 선발진이 약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즌을 시작했다.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시즌 초반 밴헤켄을 제외한 모든 선발진이 무너졌다. 염 감독은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문성현, 오재영 등을 과감히 2군으로 내려 보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즌에 돌입한 선수들에게 “캐치볼부터 다시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문성현은 “솔직히 그때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묵묵히 훈련했고, 지금 넥센 선발진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힘들었던 건 비단 선수만이 아니었다. 선발이 다 빠져나간 후 염 감독은 “살얼음판 같은 매일을 보내고 있다. 말 그대로 버티기를 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만큼 인고의 시간이었지만 멀리 보고 결단을 내렸고, 순위싸움이 치열할 때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송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노경은이 부진할 때 어떤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부진을 거듭하는 그를 불펜으로 돌리며 컨디션을 관리하도록 한 시점은 시즌이 두 달이 지난 6월 14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물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선수다. 아무리 뛰어난 코치라도 선수 대신 던져줄 수 없다. 노경은이 부진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가 흔들릴 때 이를 잡아주고, 상태를 파악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 또한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두산에는 그런 지도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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