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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와 리더십으로 합작한 금메달
- 출처:OSEN|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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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근이 덕분에 이겼다.”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프로농구 최고의 사제지간이 국가대표팀에서도 빛을 발했다. 울산 모비스의 2연패를 합작한 유재학 감독과 주장 양동근(33)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함께였다. 모비스 특유의 유기적인 조직력과 끈끈한 유대관계는 국가대표팀에서 재능 있는 선수들을 만나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중심에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의 신뢰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달 20일 유재학 감독과 술잔을 기울였다. 농구월드컵에서 전패를 당하고 온 팀을 추스르기 쉽지 않았던 고민이 역력히 묻어났다. 유 감독은 특히 항상 자신감이 넘쳤던 주장 양동근이 농구월드컵을 거치면서 크게 실망한 것이 걱정스러웠다.
프로농구 MVP를 수차례 수상했던 양동근은 “난 선수도 아니다. 월드컵 이야기는 그만하자”면서 자책을 했다. 양동근의 부진은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졌다. 고비 때마다 꽂히던 3점슛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질식수비도 약간 느슨해졌다. 좀처럼 안 하던 실수까지 나왔다. 정신력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양동근은 카자흐스탄과의 조별리그가 끝난 뒤 “난 만날 욕먹는 선수인데 뭐...”라며 좀처럼 자신감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양동근에 대한 유재학 감독의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유 감독은 “동근이가 중요한 순간에 터져줄 것”이라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믿음은 현실이 됐다.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양동근은 찰거머리 수비로 포인트가드 마디 캄라니를 꽁꽁 묶었다. 한국은 경기종료 1분여를 남기고 5점을 뒤져 패색이 짙었다. 이 때 양동근의 과감한 3점포가 터졌다. 김종규의 역전 바스켓카운트와 문태종의 쐐기 자유투가 터진 한국은 79-77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금메달을 목에 걸자 비로소 양동근도 예전의 웃음을 되찾았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묻어나왔다. 유재학 감독은 “동근이 덕분에 이겼다. 이란의 세 축 중 한 명인 캄라니를 지워줬다. 덕분에 하다디를 집중마크했고, 바라미의 체력이 떨어졌다”면서 양동근에게 소주 한 잔을 따라줬다. 잔을 받아든 양동근은 “제가 뭐 한 게 있나요?”라며 웃었다.
이제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은 소속팀 모비스로 돌아왔다. 5일 앞으로 다가온 프로농구 새로운 시즌에서 둘은 전무후무한 챔프전 3연패에 도전한다. 경쟁자들은 더욱 강력해졌다. 오세근이 조기전역 혜택을 받은 KGC, 김선형의 SK, 국가대표 핵심전력 김종규-문태종에 데이본 제퍼슨까지 건재한 LG가 모비스를 위협하고 있다. 반면 모비스는 주축전력들이 한 살씩 더 먹었다. 또 로드 벤슨의 갑작스러운 퇴출로 전력이 더 떨어졌다.
3연패는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모비스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만수’ 유재학 감독과 주장 양동근이 건재한 이상 어느 팀도 쉽게 모비스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