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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주하는 美 대표팀, 세계 농구 퇴보했나
- 출처:이데일리 |20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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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美 농구 대표팀, 1992·1996 드림팀 못지 않게 ‘독주‘
- ‘美 vs 나머지‘ 대결구도로 재편
- 美에 대항할 ‘라이벌 국가‘ 필요
세계 농구의 흐름이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하다.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독주를 그 누구도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농구 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마드리드의 팔라시오 데 데포르테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결승전서 세르비아를 129-92, 37점 차로 크게 이겼다. 미국은 전반에만 11개의 3점 슛을 기록,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이번에 출격한 미국 농구 대표팀은 NBA 슈퍼스타들이 상당수 빠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막강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9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대표팀은 농구 종주국인 미국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세계 농구는 지난 1990년대 이후 다시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로 재편되고 있다.
1988 서울올림픽 농구 준결승전에서 미국은 소련에 패한 후 드림팀 구성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1989년 4월 7일 국제농구연맹(FIBA)은 NBA 선수들의 올림픽, 세계 선수권 참가를 전격적으로 허용(찬반투표 결과 찬성 56표, 반대 13표, 기권 1표)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원조 드림팀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해 8전 전승을 기록, 가볍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포지션별 농구 역사상 부동의 넘버원 선수들인 매직 존슨(PG)과 마이클 조던(SG), 래리 버드(SF)를 비롯해 존 스탁턴, 클라이드 드렉슬러, 스카티 피펜, 찰스 바클리, 칼 말론, 패트릭 유잉, 크리스 멀린 등이 포진한 원조 드림팀은 8전 전승, 평균 득실점 마진 43.8점을 기록했다.
상대 국가들은 원조 드림팀과 경기하는 자체만으로도 기뻐했다. 애초에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경기 후 상대 선수들은 조던과 존슨, 버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이들에게 사인을 받으려 안간힘을 썼다. 척 데일리 감독은 원조 드림팀이 앙골라를 116-48로 제압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자 대회 기간 한 차례의 타임아웃도 사용하지 않았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한 ‘드림팀3’도 원조 드림팀의 전력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하킴 올라주원과 샤킬 오닐, 데이비드 로빈슨이 버티는 골밑에 존 스탁턴, 게리 페이튼, 앤퍼니 하더웨이, 레지 밀러가 포진한 가드진, 그랜트 힐, 찰스 바클리, 칼 말론이 건재한 포워드진은 원조드림팀의 라인업과 비교할 만했다. 물론 리바운드 수치로 살펴봤을 때 빅맨들의 이름값에는 다소 못 미치는 저조한 기록이 나왔지만, 드림팀3는 상대 국가들에 좌절감을 안겼다. 대회 8전 전승, 평균 득실점 마진 31.8점이 그 사실을 방증한다. 드림팀3는 당대 농구 최강국 중 한 곳이었던 유고슬라비아를 결승전에서 95-69로 대파했다.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풍선껌을 크게 불던 페이튼이나 경기장 바닥에 앉아 동료 선수들의 경기를 즐기던 바클리의 모습은 이들의 여유를 말해주기도 했다. 팀원 가운데 8명이 30세 이상이었지만, 경기마다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해 미국과 세계 농구의 수준 차가 확연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러나 미국의 ‘1강 체제’는 농구 발전의 시각으로 볼 때 사실 그다지 좋지 않은 현상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농구는 평준화되기에 이르러 2000년대에는 유럽과 남미가 미국 농구의 위상을 위협했다. 대표적인 예는 2004 아테네 올림픽이다. 당시 미국은 동메달에 그치는 수모에 겪었다. 세계 농구의 발전과 최정예 멤버를 소집하지 않은 자만이 미국의 몰락을 가져다 왔다. 그러나 미국은 이후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다시 세계 정상의 위용을 보였다.
이번 농구월드컵은 미국과 세계 농구의 격차를 재확인시켜줬다. 미국 농구 대표팀의 선수 면면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불참했고 정상급 스몰포워드 폴 조지마저 부상으로 하차했다. NBA 최우수선수(MVP) 출신 데릭 로즈를 제외하고는 카일리 어빙, 제임스 하든, 앤서니 데이비스 등 올스타급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대회 9연승을 달리며 평균 득실점 마진도 무려 33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평균 득실점 마진은 역사상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다.
명예회복을 위해 이른바 ‘리딤팀(REDEEM TEAM)’을 구성했던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2010 터키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까지, 미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미국의 대항마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독주가 지나치게 오래 지속될 경우 자칫 세계 농구의 발전도 더뎌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