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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이호준 "이승엽, 전율 느끼게 했다", 이유는?
출처:이데일리 스타in |20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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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이 느껴지더라구요. 그건 단순히 ”폼이 달라졌다“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시즌 초, NC 이호준이 한 말이다. 그를 소름돋게 한 선수는 삼성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을 수정했다. 높이 들고 서 있던 방망이를 눕히며 타격 동작을 간결하게 했다. 세월 앞에 느려진 스윙 스피드를 따라잡기 위한 선택. 그러나 이호준이 더 주목한 건 이승엽의 다리였다.

이승엽은 타격시 오른 발을 들어올리며 당긴 뒤 다시 앞으로 나가며 타격을 하는 선수였다. 가장 전형적인 유형의 타자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엔 이마저도 버렸다. 타석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짧게 템포만 조절한 뒤 바로 배트를 휘두른다. 이호준이 놀란 건 바로 이 대목이다.

이호준은 “다리를 들고 치는 선수들은 절대 그걸 쉽게 버리지 못한다. 매일 오른 손으로 밥 먹던 사람이 갑자기 왼손으로 젓가락질까지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될 건 없지만 절대 쉽지 않다. 두려움과도 싸워야 한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다리 드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하지만 도저히 바꿀 용기가 안 났다. 장성호도 같은 고민을 했다. 그런데 승엽이는 그걸 정말 해내더라. ”다리 안 들고 싶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들고 싶어 미치겠다고 하더라. 하지만 참는거라고. 진심으로 박수를 쳐줬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 처럼 폼을 바꾼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평생을 지켜 온 매커니즘에 변화를 준다는 건 보통의 확신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슬럼프가 왔을 때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아무리 잘 쳐도 10번에 7번은 실패하는 것이 타격이다. 실패가 길어지면 변화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고, 결국 이전에 잘 했던 과거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 사람의 일반적인 심리다. 그런 당연한 본능마저 이겨내고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 바로 이승엽이다. 이호준이 그를 보며 전율을 느낀 진짜 이유다.

실제 이승엽은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7월30일부터 8월6일까지 5경기 내내 안타를 못쳤다. 이승엽은 당시 “정말 죽을 것 같다”고 털어놓을 만큼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신념을 무너트리지 않았다.

그리고는 마침내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다. 달라진 폼을 유지했던 것은 물론이다. 11일 목동 넥센전 결승타 장면을 다시 돌려보면 그의 변화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승엽은 이미 레전드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과거의 영광을 오래 기억해주지 않는다. ‘살아 있는 전설’이 되기 위해선 늘 최고의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영광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승엽은 더 특별하다. 참 순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의 가슴 속엔 그 누구보다 강한 또 다른 이승엽이 있다. 그의 매 타석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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