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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할 길이 없는 '라이언 킹' 질주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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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났습니다. 체질이나 체형적 부분을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타고났다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라이언 킹’ 이동국의 체력 회복 능력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답한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말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동국을 향해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동국은 경기를 뛴 후 체력을 회복하는 능력이 남달리 뛰어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 감독조차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동국이 또 비상했다. 이동국은 지난 6일 저녁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9라운드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두 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이동국의 두 골에 힘입은 전북은 난적 수원을 3-2로 꺾고 리그 선두 질주를 계속할 수 있었다.
1979년생인 이동국은 우리 나이로 서른여섯 살이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특수 포지션으로 불리는 골키퍼는 40대를 넘겨서도 활약하는 경우가 제법 있지만,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30대 중반은 은퇴해야 하는 나이로 여겨지고 있다. 기술과 기량 저하도 문제지만 신체가 퇴화기로 접어들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노장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건 체력 회복이다. 격렬한 90분을 소화한 후 빨리 정상 체력으로 회복할 수 있어야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런데 30대 중반 선수들은 이 회복 능력이 더뎌 연속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경기 감각이 떨어지고 자연히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동국은 아니다. 체력 회복 능력에 관해 단연 최고다. 이동국은 수원전이 끝난 후 “아직 경기가 끝나고 힘들다는 걸 못 느꼈다”라고 했는데, 이 말에서 이동국이 체력 회복에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이동국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슬며시 다가가 유달리 좋은 체력 회복 능력 비법을 물었다. 그때 이동국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솔직히 다른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다음날 왜 힘들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딱 하루만 쉬면 된다.” 이렇다 보니 최 감독조차 “타고났다”라는 원론적 답변밖에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7일 현재 이동국은 9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9골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종호(전남 드래곤즈)와 같은 수치고, 도움을 더한 14개의 공격 포인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이적한 이명주와 같은 수치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 모두 1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말 ‘설명할 길이 없는’ 질주다. 상식에서도 벗어났고 보편적 기준도 무너트렸다. 이대로라면 전인미답의 고지 ‘70(골)-70(도움) 클럽’(현재 이동국은 163골-60도움을 기록 중) 창설은 물론이고, 역시 아무도 올라서지 못했던 개인 통산 200골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 설명할 길 없는 라이언 킹의 질주가 2014년 여름 K리그 클래식을 평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