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한화, 이태양의 거듭된 부진이 뼈아프다
- 출처:스포츠한국|2014-08-06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6월까지는 한화 마운드의 한 줄기 희망이었다. 팀에서는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7월 이후 이태양(24)의 행보는 아쉬움 그 자체다.
이태양은 지난 5일 청주 삼성전에서 3.2이닝 7실점을 기록하는 부진 속에 시즌 7패(4승)째를 떠안고 말았다.
최근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된 것은 물론 7월 이후 6경기에서 7실점 이상을 내준 것도 벌써 세 번째다. 한때 3점대 중반으로 상위권을 내달렸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5.42까지 치솟았다.
이태양은 한화의 전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외인 투수들은 물론 토종 선발진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안 홀로 한화의 마운드를 묵묵히 이끌었다. 승운이 초반에도 좋았던 것은 물론 아니지만 한화 팬들이 팀 승리에 가장 기대를 거는 순간은 바로 이태양이 등판하는 날이었다.
실제 이태양은 6월부터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갔으며, 다른 투수들이 볼넷을 남발하며 자멸하는 패턴이 이어질 때에도 과감한 배짱을 앞세워 타자들과 상대했다. 탈삼진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지만 ‘칠 테면 쳐봐라‘라고 말하는 듯한 정면승부가 팬들에게 희열을 가져다줬다.
당초 그의 올시즌 목표는 부상 없이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는 일이었지만 이와 같은 활약이 줄곧 이어지면서 이태양은 결국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을 넘어 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합류하는 영광을 연달에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모습만 놓고 보면 본인의 목표였던 선발진 확보마저 위태로운 수준이다. 승패를 떠나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간 경우도 세 차례였다.
7월 두 차례 넥센전(9일 3.2이닝 9실점, 29일 2.2이닝 8실점)에서 크게 무너진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한화 선발진 사이에서는 나쁜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웠지만 올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놓치지 않았던 삼성전(1승1패 평균자책점 3.48)마저 무너졌다는 것은 분명 적신호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전반기 막판부터 팀의 분위기가 크게 올라와있지만 정작 에이스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야 할 상황에서 그 역할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체력적인 부담이 밀려오는 것은 물론 높아진 주변 및 스스로의 기대치가 정신적인 부담마저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대표팀 2차 엔트리까지 합류한 직후부터 이태양의 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그는 "체력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또한 나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대표팀 합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상대 타자들이 철저히 대비한 것도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태양은 7월 이후 3볼넷 이상을 기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지만 지난달 9일 넥센전에서 올시즌 최다 피안타(14)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동안 내준 최소 피안타 역시 7개로 높았다. 피홈런도 최근 6경기에서 9방이나 얻어맞으며 어느덧 리그 최다 피홈런을 내줬다. 정면승부를 즐기는 이태양의 성향이 타자들에게 읽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민철 코치도 이태양의 이러한 아쉬운 점을 한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정 코치는 "(이)태양이가 스트라이크존만 의존하니까 상대가 쉽게 칠 수 있다. 유인구는 물론 때로는 위협구까지 던질 수 있어야 한다"며 타자들에게 ‘나쁜 남자‘로 인식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이태양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를 극복해내야 한 단계 더 높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지난해 후반기에 송창현이 보여줬던 모습은 올시즌 이태양의 전반기만큼이나 강렬했지만 결국 송창현은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해 여전히 날개를 활짝 펴지 못하고 있다.
반짝 활약했던 선수로 기억되는 것은 이태양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일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욕심보다 그저 오랫동안 마운드에 올라 한화의 훌륭한 투수로 인정받고 싶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인 만큼 초심을 운운할 필요도 없다. 다만 자신감을 되찾을 계기는 빠르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성장통을 이겨내고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 이태양의 모습을 한화 팬들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