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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메달 노리는 카바디를 아시나요
- 출처:조선일보|201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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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D-45]
-비인기 종목 중의 비인기 종목
전용훈련장 없어 유도장 빌리고 실업팀 없어 선수들 투잡 뛰며 종주국 인도보다 2배이상 훈련
작년 남녀팀 銅, 실력 급성장
지난달 31일 부산 동아대 승학캠퍼스 유도훈련장. ‘와당탕‘ 소리와 함께 장정 너댓명이 매트에 나뒹굴었다. 무언가 중얼대는 상대 선수를 대여섯 명이 달려들어 바닥에 메다꽂기도 했다.
유도 훈련장이었지만 이들은 유도 선수가 아니었다. 다음 달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맹훈련 중인 카바디 국가대표팀 선수들이었다. 카바디는 럭비만큼이나 격렬한 스포츠다. 몇몇 선수 이마에는 상처가 있었고 손가락이 부어있는 선수도 여럿 있었다. 여자부 주장 조현아(27)는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는 부상 축에도 못 낀다"고 말했다. 단체 종목임에도 체중 제한(남자 80㎏ 이하·여자 70㎏ 이하)이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큰 부상의 위험 때문이다.
카바디는 8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참가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이었다. 한국은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해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 종목 최강은 종주국인 인도다. 남아시아 국가들이 강세를 보인다. 국제카바디연맹에 소속된 회원국 수는 31개다. 한국에서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부터 카바디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현재 등록 팀 수는 15개, 선수는 100여명 정도다.
아직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스포츠인 까닭에 다른 종목보다 열악한 여건에 놓여있다. 전용 훈련장이 없어 유도 등 다른 종목의 훈련장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실업팀도 없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은 ‘투잡‘이 기본이다. 남자 대표팀의 정광수(27)는 새벽에는 수영강사, 낮에는 체육교사로 일한다. 김기동(27)도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 카바디는 최근 실력이 급성장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2012년 대만에서 열린 4개국 친선경기에서 우승했다. 작년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대표팀이 나란히 동메달을 따냈다. 공식 세계랭킹은 없지만 인도·파키스탄·이란 등과 함께 4대 카바디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재호 대표팀 감독은 "인도 선수들이 일주일에 사흘 훈련하는 데 비해 우리는 두 배인 6일 훈련을 한다"며 "연습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영입한 인도 국가대표 출신 스리니바스 레디 코치도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카바디 대표팀의 인천 아시안게임 목표는 사상 첫 메달 획득이다. 대표팀 선수단은 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쳐있다. 남자 대표팀의 육상민(22)은 이번 대회를 위해 군 입대를 미뤘다. 동료인 안환기(31)는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카바디 관련 자료만 500기가바이트가 넘는다. 물리치료사인 여자 대표팀의 임재원(28)은 최근 직장까지 그만뒀다. 조재호 감독은 "비인기 종목에서도 비인기 종목인 카바디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통해 꼭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카바디(kabaddi)
숨을 참는다는 뜻의 힌디어인 카바디는 고대 인도의 병법에서 유래한 운동이다. 일종의 술래잡기와 격투기를 혼합한 경기다. 인도에서는 크리켓, 필드하키와 함께 3대 스포츠로 꼽힌다.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부 경기가 정식 종목이 됐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는 여자부도 정식 종목으로 인정됐다.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재빠르게 도망쳐야 하기 때문에 스피드와 순발력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