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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범, "강정호, 더 큰 꿈 가져라"
- 출처:OSEN|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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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다. 더욱 큰 꿈을 갖고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
한화 이종범 작전주루코치는 현역 시절 두말할 필요없는 전설 중의 전설이었다. 특히 1990년대 해태 시절에는 호타준족 유격수로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만화 같은 활약을 펼쳤다. 4할 타율과 200안타 목전까지 간 1994년에도 대단했지만, 30홈런-60도루를 달성한 1997년도 전설적인 시즌이었다. 그해 이종범 코치는 30홈런-64도루를 했는데 그를 제외하면 누구도 30홈런-60도루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특히 30홈런은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으로 계속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제 곧 기록의 저편으로 밀려나게 됐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가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이제 하나만 더 치면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갖게 된다. 강정호도 전설적인 유격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코치도 강정호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 코치는 "내 기록이 깨진 것은 전혀 아쉽지 않다. 어차피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후배들이 선배들의 기록을 깨야 한다. 오히려 정호가 자랑스럽다"며 "나도 유격수를 해봐서 알지만 수비 부담이 정말 큰 포지션이다. 타격에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은데도 30홈런을 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이 코치는 "나와 강정호는 체격조건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나는 1997년 30홈런을 칠 때에도 체중이 68kg밖에 나가지 않았다. 정호는 체격조건부터 나보다 훨씬 좋다"며 "나는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그해 유난히 홈런이 많이 나왔다. 처음에는 30개를 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 있더라. 정호도 재작년 25홈런을 치며 30홈런 목표를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 달성은 축하할 일이지만 이 코치는 광주일고 18년 까마득한 후배 강정호가 여기서 안주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프로 운동선수라면 안주해서는 안 된다. 충분히 체력 관리를 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과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더욱 큰 꿈과 목표를 갖고 높은 곳을 바라보길 바란다. 정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30홈런을 치는 유격수는 일본이나 미국에도 흔치 않다"고 당부했다.
이 코치는 1997년 30홈런을 터뜨린 뒤 이듬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하며 해외에서 꿈을 펼쳤다. 강정호도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충분하다. 강정호는 지난 2월 일본 요코하마 DeNA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참가한 바 있으며 미일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걸려있다.
그렇다면 다시 시간을 되돌려서 1997년 이 코치는 얼마나 대단한 시즌을 보냈을까. 그해 이 코치는 홈런 30개로 1위 이승엽(32개)에 2개차로 뒤지며 양준혁과 공동 2위였다. 도루는 64개로 전체 1위. 이 코치는 "그 시절에는 체력 안배 같은 건 없었다. 9이닝을 풀로 뛰었다. 유격수 수비와 주루 때문에 시즌 막판 29홈런에서 30홈런을 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렸었다"며 "도루왕에 홈런왕까지 했으면 전무후무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홈런·도루 동시석권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없는 기록이며 메이저리그는 1932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척 클레인(38홈런-20도루) 190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이 콥(9홈런-76타점)만이 기록했다. 모두 1990년대 초반으로 지금 야구와 동떨어진 시기. 1997년 이 코치는 전무후무 대기록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