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 대표팀 최종 명단이 발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는 지난 2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개최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최종 24인 엔트리를 확정, 이를 발표했다.

24명 가운데 내야수는 총 6명. 이들 중 키플레이어로 꼽을 선수는 바로 오재원(두산)이다.

오재원은 프로 무대에서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 경력이 있을 만큼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그토록 ‘강조‘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손색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오재원 외에는 정통 2루수가 없다는 것이다.

박병호(넥센)는 붙박이 1루수로 대표팀 중심타선을 지켜야 한다. 만일 박병호가 공백을 보인다면 이재원(SK)이나 김현수(두산) 등 1루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다. 3루수와 유격수는 백업 요원까지 구성이 이뤄져 있다. 김민성(넥센)과 황재균(롯데) 중 주전 3루수를 가려야 한다. 주전 유격수로 강정호(넥센)가 유력하고 그 백업 요원으로 김상수(삼성)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2루수는 오재원 뿐이다. 김민성이 2루 수비가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3루수다. 김상수 역시 줄곧 유격수로만 출전한 선수다.

이러한 구성은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도 정통 2루수는 정근우(한화) 뿐이었다. 2루수 백업 요원이 전무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WBC는 28명까지 출전이 가능하고 내야수는 총 8명이 발탁됐다.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이대호(소프트뱅크)가 한꺼번에 뽑혔고 3루수로 뛸 최정(SK)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강정호, 김상수, 손시헌(NC) 등 유격수로 뛸 선수는 많았지만 백업 2루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당시 정근우가 키플레이어로 꼽힌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오재원이 대회 끝까지 다치지 않고 2루수로서 버텨줘야 한다. 이에 따라 오재원이 갖춘 장점인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역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뛰어난 2루수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그 아쉬움은 더하다. 타율 .332 15홈런 64타점 13도루로 2루수 중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안치홍(KIA)은 2차 엔트리 탈락 후 이번에도 이름이 없었고 타율 .363 5홈런 46타점 34도루로 타격 5위, 득점 1위, 도루 2위에 랭크된 서건창(넥센)은 결국 최종 엔트리에서 빠지는 아픔을 겪었다. 과연 이들의 공백에도 대표팀의 2루수 운영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