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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 국내
올스타전, 박지성 없이도 성공해야
출처:MK스포츠 |201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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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대박’이다. 연일 장맛비가 한반도를 적시는 궂은 날씨에도 5만명이 넘는 구름관중이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을 찾았다. 한국축구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큰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K리그의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통산 20번째 K리그 올스타전은 특별했다. 한국축구의 아이콘인 박지성이 선수로서 뛰는 마지막 무대였다. 대놓고 팀 박지성을 타이틀에 넣었다.

지난 5월 현역 은퇴 선언 후 마지막 소속팀인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의 코리아투어에 맞춰 두 번의 친선경기를 가졌고, 2014브라질월드컵 직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자선축구경기를 인도네시아에서 치렀다. 앞서 세 번의 경기를 했지만 박지성에 대한 향수와 ‘마지막 경기’라는 의미는 매우 컸다. 희소성과 상품성이 결합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5만113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역대 K리그 올스타전 최다 관중 5위로 2003년 이후 11년 만에 흥행몰이 성공했다.



하지만 그게 ‘포인트’가 되면서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든 것 또한 사실이다. K리그를 위한 잔치가 아닌 박지성과 한국축구를 위한 잔치가 됐다. 박지성이 한국축구의 위대한 유산이긴 해도 K리그에서 1경기도 뛰지 않은 축구선수였다. K리그 올스타전은 대한축구협회가 아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한다.

만약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흥행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냉정히 말해 이번 K리그 올스타전은 박지성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부인하기 어렵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모처럼 K리그 올스타전에 얼굴을 내민 이영표의 등장도 흥행요소였다.

박지성은 지난해 K리그 올스타전에 ViP로 참석해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당시 흥행스코어는 1만1148명으로 참담했다. 1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에 대해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님과 (이)영표형이 왔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이름은 뺐으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K리그 올스타전에서 박지성과 이영표, 히딩크 감독은 ‘초청손님’이다. 매번 부를 수는 없다. 그렇게 반복해도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추억팔이라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다.

K리그 올스타전은 2008년 이후 변화를 모색했다. J리그 올스타, 바르셀로나(스페인), 2002 월드컵대표팀과 대결 구도로 경기를 하거나 유럽파 혹은 은퇴선수를 K리그 올스타 명단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흥행에 불을 지피기 위한 일환이었다.

뒤집어 말해 K리그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또 다른 흥행요소를 첨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흥행이 보장된 건 아니었다.

또한, 진정한 K리그의 잔치였다고 보기 어려웠다. K리그 챌린지는 외면을 받았다. 박지성과 국가대표 인연이 있는 정조국, 오범석(이상 안산), 김은중(대전)이 팀 박지성의 일원으로 참가했을 뿐이다. K리그 챌린지 득점 1위인 아드리아노(대전) 등 K리그 챌린지의 별들은 K리그 올스타전에 초대 받지 못했다. 스타성이 중요시되는 이벤트성 경기이나 K리그의 판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했다.

축구팬의 기대와 애정, 그리고 수준 높고 흥미진진한 경기에 대한 수요를 느낄 수 있는 K리그 올스타전이었다. 이영표의 발언대로 축구팬이 축구장에 갈 수 있도록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12골이 터진 화끈한 골 잔치와 감독들의 심판 변신, 하프타임의 이어달리기 등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런 참신함과 경기력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K리그의 경쟁력을 강화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외부의 흥행요소를 도입하는 게 나쁜 게 아니라 의존도가 커선 안 된다는 것이다. 흥행의 주체가 되는 건 K리그여야 한다.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초청손님’이 아닌 ‘K리그의 별들’만으로도 축구팬이 자연스레 경기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팀 K리그를 지휘한 황선홍 감독은 K리그 올스타전을 마치고서 “궂은 날씨 많은 축구팬을 보니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더 좋은 축구를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뿐 아니라 K리그의 모든 이가 공감하고 앞으로 행해야 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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