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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스와 재계약, 김성근 선택은?
- 출처:이영미 칼럼|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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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제10구단 kt wiz는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에서 활약한 김진곤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진곤은 2008년 SK 와이번스 신고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방출됐다가 군 제대 후 2012년 고양 원더스에 입단, 2년 만에 다시 프로 무대를 밟게 됐다.
김진곤의 kt wiz 입단은 고양원더스의 올시즌 5번째 프로 선수 배출인 동시에 통산 22명의 선수를 프로로 보낸 셈이다. 올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선 5월 김동호, 김성한을 영입한 데 이어 7월 이용욱을 데려갔고, 6월에는 KIA 타이거즈에서 투수 최현정과 계약을 맺었다.
고양 원더스는 창단 후 3년 동안 모두 21명의 선수를 프로로 보냈다. 21명의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팀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방출, 또는 은퇴 후 야구를 포기할 뻔하다 고양 원더스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 사연 많은 이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야신’ 김성근 감독은 절대적인 존재였다. 김 감독은 그들에게 생존의 법칙을 알려줬다. 야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개조’를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22명의 선수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또 다른 선수로 대체시키며 그들을 강하게 조련했다. 독립구단에서 뛸 수조차 없을 정도의 형편없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도 1년 여 정도 김 감독 밑에서 야구를 배우면 전혀 다른 선수로 재탄생한다. 결국엔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미국 등지의 외국인선수까지 고양 원더스를 찾았다. 현재 원더스에는 독립구단임에도 불구하고 5명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일 때마다 감독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는 김성근 감독. 올시즌 고양 원더스와 재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하고 있어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퓨처스리그 팀들과 교류전을 치르며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김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의 얼굴 보고 질문하기 어려운 내용도 ‘대놓고’ 물어봤다.
인터뷰를 위해 고양원더스 야구장 감독실에서 기자와 마주한 김성근 감독은 얼마 전 방송된 ‘이미자 노래 인생 55년 기념 공연’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55년간 외길을 걸어온 가수 이미자 씨의 무대가 기품과 감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
“과연 나는 지도자 생활 55년이 됐을 때, 이미자 씨처럼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싶더라. 새벽까지 이어진 방송을 보면서 그분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세가 꽤 되셨을 텐데, 노래로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게 대단했다. 그런데 그분의 나이가 어떻게 되지?”
기자가 휴대폰 검색을 통해 41년생이라고 대답하자 김 감독은 “와, 나보다 한 살 위시네. 정말 엄청난 열정을 갖고 계신 분이야. 내가 배울 게 많은 분이고”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자 씨에 대한 얘기로 인사를 주고받다가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음은 김성근 감독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7월 24일 현재,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는 퓨처스리그의 교류전을 통해 37승 10무 20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649를 기록 중이다. 프로야구 2군들을 상대로 모두 승을 거뒀고, 각 팀별 성적도 SK(1승2무5패)와 롯데(2승3패)를 제외하곤 모두 앞서 있다. 프로팀에 22명의 선수를 보내놓고도 어떻게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나(2013 시즌에는 27승6무15패, 승률 0.643 기록. 고양 원더스는 퓨처스리그에 정식으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번외 경기 형식으로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리더는 어떤 상황에서도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야구를 하게끔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잇몸을 이빨로 성장시켜야 하는 것이고. 물론 그 과정이 결코 쉽진 않다. 처음부터 다시 뜯어 고쳐야 하니까. 우린 올시즌에 투수를 포함해 주전 1,2,3번을 모두 프로에 보냈다. 팀 전력면에서 큰 손실이었지만, 프로를 꿈꿔온 선수들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기쁜 마음으로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빈자리는 또 다른 선수로 채우면 된다.”
채울 선수는 많겠지만, 시합에 출전시킬 만한 선수는 많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럴 때 리더의 역할이 필요하다. 자격이 안 되는 선수를 자격이 되게끔 만드는 게 내가 할 일 아닌가. 난 ‘안 된다’ ‘선수가 없다’면서 타령을 하는 성격이 아니다. 거기서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며칠 전에 신생팀 kt wiz에 15-0으로 대패하고 그 날 밤 11시 30분까지 모든 선수들이 훈련에 임했다. 패한 것보다 더 안 좋았던 건 게임 내용이었다. 형편없었다. 선수들의 의식 개조가 필요했다. 선수들이 많이 빠져 나간 상태에서 어떻게 다시 시작하느냐가 중요했다. 그런 훈련을 통해 사람을 만들고, 조직을 살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프로팀을 보면 선수는 많다. 그런데 그 많은 선수들을 상품화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꾸 선수가 없다는 얘기를 한다. 감독들이.”
고양 원더스에는 LG에서 은퇴했던 이상훈 코치와 김수경, 최향남 등 프로에서 내로라했던 투수들이 합류했다. 특히 김수경은 넥센에서 코치를 하다가 원더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기대만큼의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선수의 ‘희망사항’과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거기서 본인들이 헤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지금 그 선수들 정도라면 야구장에서 시합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지금의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선수가 나이를 먹으면 자신이 해왔던 폼을 바꾸기가 굉장히 힘들다. 모험을 하는 것도 두려워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김수경, 최향남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양원더스가 창단 후 3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퓨처스리그에는 정식 회원으로 등록되지 못했다. 번외 경기로 경기 수만 확대했는데, KBO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는 하고 있는 건가.
“야구계에선 고양 원더스가 프로야구의 사관학교, 즉 베이스볼 아카데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유독 KBO에선 우리를 정식 구단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각 구단의 이해 관계가 맞물리면서 KBO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원더스는 허민 구단주가 개인 재산을 털어 매년 50억 원씩 내놓는다. 순전히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김성근을 믿기 때문에 이 일을 벌인 것이다. 우리는 프로야구팀의 적이 아니다. 22명의 선수를 프로 팀에 보내며 도움을 주고 있다. 프로 팀들이 어디에 가서 22명의 선수를 수급할 수 있겠나. 그런데도 프로 구단들은 퓨처스리그에 원더스가 들어가는 걸 꺼려한다. 아니, 굉장히 싫어한다.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팀의 선수를 데려가는 건 땡큐지만, 그런 선수를 만들어 내는 팀을 퓨처스리그에 포함시키는 건 허락하지 않는다는 심보이다. 만약 지금처럼 퓨처스리그에 등록하지 못하고 독립구단으로 팀을 운영해야 한다면 고양 원더스는 머지 않아 문을 닫을 수도 있다. KBO에선 허민 구단주의 진심을 읽어야 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김성근이 이 팀에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 구단이 또 KOB가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야구계의 비극이다. KBO에선 원더스를 위해 10원 한 푼 지원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성장하고, 프로 선수를 배출해내고 있는데, 진심으로 고마워해야 하지 않나. 단순히 경기에 참가할 횟수를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상황에 개인 재산을 털어서 야구를 위해 헌신하는 허민 구단주가 아니라면 고양 원더스는 존립할 수도 없었다.”
원더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최근 이 팀에 테스트를 받겠다고 문의하는 외국인 선수가 많이 늘어났다고 하더라.
“우리 팀 직원이 오히려 거절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중이다. 그들이 왜 미국이 아닌 한국, 그것도 독립리그 팀에 테스트를 받겠다고 전화를 해오겠나. 그만큼 우리 팀의 실력과 지도력을 인정했다는 반증이다. 자신의 야구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어 이곳의 문을 노크한다. 원더스는 일본이나 미국의 독립리그와는 질적 수준이 틀리다. 그들은 돈이 없어 구단 운영에 쩔쩔 매지만, 우린 돈 걱정은 안 한다. 구단에서 원하는 대로 다 해주니까. 그래서 우리 팀으로 선수들이 몰리는 것이다. 여기 있는 선수들은 연봉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을 받고 뛴다. 경제적인 수익이 전혀 없는 팀에서 선수들에게 그런 연봉을 지급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구단주의 개인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왜 이런 팀을 KBO에선 제대로 살리지 못하나. 왜 프로구단을 설득하지 못하는 건지 묻고 싶다.”
이런 표현이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김성근 감독을 가리켜 야구팬들은 ‘팬들이 원하는 감독 1순위인 반면, 구단이 원하지 않는 감독 1순위’라고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동안 고양 원더스에 몸 담고 있으면서 몇몇 프로팀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그 구단들은 러브콜을 보내면서도 나의 선수단 운영 방식과 관련해선 타협하길 바랐다. 하지만 난 이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너희들이 날 데려가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라. 구단과 사이 좋은 감독을 원하는지, 너희들이 원하는 성적을 내길 바라는지 정확한 기준을 세우고 다시 찾아오라’고 얘기했다. 만약 김성근이 ‘꼴통’이고 골치 아픈 존재라고 한다면 그걸 인정해줘야 한다. 구단의 말을 잘 듣고, 프런트 눈치를 보는 감독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면 된다. 나란 사람을 선택해 찾아와 놓고, 타협을 원한다면 내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 승부의 세계는 결과로 얘기한다. 리더는 그 결과를 낼 줄 알아야 한다. 나의 신념과 가치관을 바꿔가면서 감독직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그건 변할 수가 없다.”
그동안 감독님이 프로 팀에서 경질될 때마다 프런트와의 갈등이 표면화 됐었다.
“리더는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걸 안고 끙끙 거리면서도 그 다음을 준비하는 게 진정한 리더이다. 비난을 받을 때마다 해명하며 처세에 나서는 리더는 승부사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구단과 마찰을 빚고 쫓겨났을 때 어떤 변명이나 해명을 해본 적이 없었다.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믿었다. 내가 떠나온 조직이 이후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는지를 지켜보고 싶었다. 만약 우리 팀에 나이 먹은 선수가 있다고 치자. 대부분의 감독들은 그들을 자기한테 복종하길 바란다. 머리 큰 놈들이 감독이 새로 왔다고 해서 쉽게 복종을 하겠나. 그들한테는 그저 어느 정도의 틀만 만들어주고 야구를 잘하게끔 동기부여를 해주면 끝이다. 복종하게 만들려다가 결국엔 튕겨져 나가는 일이 벌어진다. 난 지금까지 야구 지도자로 살면서 구단으로부터 비난을 받았을지언정, 선수들로부턴 존경을 받았다. 이것은 나의 신념이나 마찬가지이다.”
김기태 전 LG 감독이 시즌 초에 일찌감치 사퇴를 했다. 그 배경에 김성근 감독이 존재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지난 해 중반에 LG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기태가 팀을 맡고 있었고, LG에선 시즌 종료 후가 아닌 지금 당장 팀을 맡아달라고 했기 때문에 거절했다. 기태는 쌍방울 시절부터 나랑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었다. 그런데 그런 제자가 맡고 있는 팀을 어떻게 내가 도중에 맡을 수 있겠나. 더욱이 난 시즌 중에 원더스를 떠날 수 없었다. 시즌 후라면 생각해 볼 여유가 있었고, 고민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거절했는데, 나중에 기태가 이 사실을 알게 된 모양이다. 기태는 지난 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성적을 냈다. 그래서 속으로 ‘잘 참았고, 잘 견뎠구나. 그리고 성적으로 보여줬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시즌 초에 기태가 구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물러나고 말았다. 사퇴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내가 존재한다는 건 틀린 말이다. 난 그 사퇴에 1%의 개입도 돼 있지 않다. 기태로선 지난 해 시즌 중반에 구단이 자신과 헤어지려 했다는 사실에 자존심 상했을 것이고, 그 오기가 정규리그 2위라는 성적을 내게끔 만들었다. 그러다 시즌 초 부진했던 성적이 구단과의 갈등으로 다시 번지면서 결국엔 팀을 떠난 것이다. 난 기태의 행동이 옳지 않다고 본다. 리더는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궁지에 몰리면 그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사퇴 시기가 너무 빨랐다. 그렇게 팀을 떠나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끙끙 앓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한화를 이끌고 있는 김응용 감독이 대단한 거다. 그만두는 건 버티는 것보다 더 쉬운 결정이다. 하는 데까지 해보고, 더 이상 미련 없을 때, 뒤 돌아보지 않게 될 때 포기하는 것이다. 기태가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며칠 있다가 나에게 전화를 했더라. 전화 받자마자 심하게 야단을 쳤다. 미국에 가서도 안부 인사차 전화를 했다. 그 친구도 이번 일을 통해 느낀 게 많을 것이다. 새로운 걸 가득 채워서 곧 돌아올 지도자라고 믿는다.”
김기태 전 감독이 LG에서 물러난 후 구단에선 또 다시 김성근 감독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손을 잡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똑 같은 이유이다. 원더스도 시즌 중인데, 지금 당장 팀을 옮기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나. 내가 이 팀을 떠나면 원더스 코치들부터 선수들은 다 어떻게 되는 건가. 프로에선 감독 한 명 움직이는 게 별다른 영향을 안 미치지만, 원더스의 경우엔 내가 있고 없고에 따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시즌 후라면 몰라도 시즌 중에는 불가능했다.”
올시즌을 마치면 고양 원더스와도 재계약이 끝난다. 향후 거취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거야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아직까지 어디서도 연락 온 데가 없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위기 속에 있고, 그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국 야구가 더 발전한다고 믿는다. 이런 현실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다. 이젠 ‘때’가 된 것도 같고…. 그런데 오라는 데가 없네(웃음).”
원더스와 재계약 할 가능성도 있나.
“그건 허민 구단주만 알고 있는 부분이다. 정 갈 데 없으면 고양시청에 사회인 야구팀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서 선수로 뛰어 볼까? 하는 생각도 하는 중이다(웃음).”
김성근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선수단과 미팅 중에 했던 얘기를 기자에게 전했다. 고양 원더스에 왜 5명의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이었다.
“우리가 가치있는 존재가 되려면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패하면 아무도 우리한테 관심을 안 준다. 이겨야지만 선수를 수급하기 위해 프로팀 관계자들이 우리 팀 경기를 보러 온다. 그래서 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22명의 선수가 빠진 팀에서 당장 성적을 내려면 그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 선수들이 존재해야 내가 너희들의 기량을 발전시키는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원더스의 선수들이 모두 프로에 진출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그런 꿈을 심어주고 현실로 이뤄질 수 있게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가면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김성근=진정한 승부사’란 등식을 거론하자, 정작 당사자는 승부사가 아니라고 손을 내젓는다.
“지금의 난 승부사라고 할 수 없지. 특히 고양 원더스에선. 이 어렵고 사연 많은 선수들이 야구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는 게 내 역할이라 승부사의 그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래서 언제까지 야구장에 계실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내가 죽어야 나의 야구도 사라진다”는 말로 큰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