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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 백조' 전북, 고비 만나다
출처:MK스포츠 |20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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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정상복귀를 노리는 정규리그는 2위권이고 ‘AGAIN 2006’을 외치는 ACL은 조별예선 최종라운드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으니 사실 ‘위기’라는 단어가 어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 전북현대는 분명 위기다. 당장은 ‘어색한 위기’지만,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진지한 위기’ 앞에 놓일 수 있다.

8라운드가 끝난 현재 전북은 4승2무2패 승점 14점으로 K리그 클래식 4위다. 수원 전남과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밀렸다. ‘2위권’이라 표현한 이유다. 실상 지금 4위라는 순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 다만 ‘페이스’가 문제다. 개막 후 초반 2연승은 좋았으나 이후 6경기의 결과는 무-패-승-무-패-승이다. 시원하게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ACL도 불안한 행보다. 조별예선 5차전까지 끝난 현재 전북은 2위다. 하지만 의미가 크지 않은 2위다. 전북이 속한 G조 4팀은 모두 2승1무2패 승점 7점으로 동률이고 골득실로 순위만 나눴을 뿐이다. 오는 22일 최종라운드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팀이 가려진다.

비겨도 16강에 오를 수 있으니 전북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겨도 된다’는 것만큼 축구에서 위험한 조건도 없다. 지난 2일 광저우와의 ‘혈투’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손쉽게 조별예선을 통과하는 듯했으나 15일 요코하마 원정에서 1-2로 역전패하면서 꼬였다. 앞서 설명한 ‘어색한 위기’라는 표현이 어느 정도 수긍이 될 것이다.

정규리그도 ACL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호수의 백조 같은 형국이다. 언뜻 여유로워 보이지만, 수면 아래서는 바쁘고 땀나게 발이 움직이고 있다. 가장 괴로운 것은 역시 체력저하다. 거의 2~3일에 1경기 꼴로 강행군을 치르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지쳐있다”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난적을 만났다. 전북은 19일 전남드래곤즈와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시즌을 앞두고 다크호스로 꼽혔던 전남은, 다크호스다운 기운을 뿜어내면서 시즌 초반 K리그 판도의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열세를 면치 못했던 서울과 울산, 부산을 잡아냈고 한창 페이스가 좋던 포항과도 2-2로 비겼다. “모든 징크스를 깨고 싶다”는 하석주 감독의 의지가 실현되고 있다. 다음 타깃은 전북이다. 최근 대 전북전 3무2패,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흐름을 홈에서 깨겠다는 각오다.

여러모로 전북에게 좋을 것 없는 상황이다. 전남전을 준비하면서 최강희 감독의 머리 속에는 22일 맬버른 빅토리와의 ACL 최종전이 떠오를 것이다. 당장 더 중요한 것은 멜버른전이다. 그렇다고 전남전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비빌 언덕’은 전북의 로테이션 멤버다. 이런 상황을 염두해 스쿼드를 살찌운 효과를 봐야한다.

아무래도 주전들에게 휴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과 김남일 등 체력이 걱정되는 베테랑들과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승기와 박원재 등 강행군이 부담스러운 인물들이 적잖다. 이럴 때 ‘또 다른 주전’들이 제몫을 해줘야 최강희 감독의 시름을 덜 수 있다. 카이오 마르코스 이상협 최보경 이승렬 김인성 김신 등 자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자원들이 부담을 덜어줘야 ‘진지한 위기’로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전남과는 조만간 다시 만나야한다. 두 팀은 오는 30일 FA컵 32강전에서도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쳐야한다. 기선 제압이라는 측면에서도 첫 대결 결과는 중요하다. 호수 위 백조 같은 전북이 시즌 첫 고비를 만났다. 이 난관을 극복해야 자신들이 원하는 우아한 행보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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