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김병현(35)의 트레이드 소식에 야구계가 들썩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트레이드였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10일 신인 투수 김영광(23)과 맞트레이드되며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의 8번째 유니폼이다.

2012년 김병현이 한국행을 택했을 때 국내팬들은 그의 귀환을 반겼다. 역동적인 투구폼과 휘어져 들어가는 ‘뱀직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울렁증 투구로 부진했다. 결국 2014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았고 10경기 만에 이적생이 됐다. 한국 그라운드를 밟은 지 3년 만이다.

김병현은 그의 존재만으로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선수다. 그러나 넥센은 왜 그의 트레이드를 감행했을까. 그것도 신인 투수와의 맞트레이드다.

▲ 2시즌 ERA 5.44…1군 보장받지 못해

넥센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선수들에게 각자의 보직을 맡겼다. 또한 시즌 개막을 1군에서 할 것 인지, 2군에서 할 것인지를 결정해 미리 대비하게 했다. 그러나 당시 김병현의 이름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김병현은 2시즌 동안 34경기에 등판해 8승12패3홀드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했다. 진작부터 선발 투수로 낙점된 김병현이었지만, 매년 높은 사사구 등으로 고전해 불펜을 오갔다. 2군행도 피할 수 없었다. 더 이상 1군도 보장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김병현은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1월 16일 애리조나에서 팀에 합류했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으나 1군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 김병현이 필요한 KIA로…

언더핸드 투수는 모든 팀에서 환영받는 투수다. 그들은 희소성과 독점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성적이 좋을 때 이야기다.

현재 넥센은 마정길이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김대우가 돌아와 내부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러나 김병현은 1군 진입이 목표가 아니었다. 2군에서부터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그렇다고 연봉 2억원의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를 2군에서만 있게 할 순 없었다. 김병현을 기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현재 움츠려있는 그의 기량을 터트리게 하기 위해 환경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를 원한 팀은 KIA였다. 선동열 KIA 감독은 “당장 불펜 쪽에서 필요했다. 우린 옆구리도 없다. 어린 애들을 키우려고 해도 올라오지 못했다. 김병현은 꼭 필요한 자원이다”라고 설명했다.

▲ 심적 안정 위해… 마지막은 고향에서

김병현은 이번 트레이드로 고향에 돌아가게 됐다. 김병현은 광주 수창초-무등중-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성균관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줄곧 광주에서 지냈다. 현재 그의 부모가 광주에 있기에 심적으로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병현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 팀인 KIA로 옮기게 됐다”며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데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트레이드 소감을 밝혔다.

평소 긍정적인 성격의 김병현은 겉으론 무덤덤한 듯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다.

선수 연령층이 젊은 넥센보다 서재응 유동훈 이대환 등이 뛰고 있는 KIA에 더 잘 적응할지도 모른다. 또한 현재 KIA에는 광주일고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서재응 최희섭이 있어 19년만에 청룡기 우승 주역들이 뭉쳤다. 후배들을 챙겨야한다는 책임감에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고참선수들이 말동무를 얻을 것 자체가 큰 힘이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