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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 '레오 천하' 귀화는 'NO'
- 출처:스포츠조선|20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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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배구 외국인선수제는 2005년 태동과 함께 도입됐다. 수많은 외국인선수들이 V-리그 무대를 밟았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는 누구였을까.
가장 먼저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를 꼽는 이가 있다. 안젤코는 2007~2008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데뷔시즌 사상 처음으로 800득점의 벽을 깼다. 동유럽 특유의 강력한 파워 스파이크는 V-리그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젤코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비롯해 득점상과 서브상 등 수상했다.
안젤코보다는 ‘캐나다산 폭격기‘ 가빈 슈미트를 꼽는 이들도 많다. 가빈은 그야말로 V-리그의 ‘괴물‘이었다. 2009~2010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한국배구 역사를 새로 썼다. 용수철같은 탄력을 이용해 상대 블로커보다 높은 타점에서 스파이크를 날렸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완벽에 가까운 ‘한국형 외국인선수‘로 거듭났다. 2011~2012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서 올린 1112득점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가빈은 세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가빈을 지운 이가 있다. 바로 ‘괴물‘을 뛰어넘은 ‘괴물‘ 레오(삼성화재)다. 지난시즌 삼성화재에 입단한 레오는 10년이 된 V-리그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MVP를 두 시즌 연속 수상한 선수로 등극했다. 레오는 8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28표 중 26표를 획득, 압도적인 표차로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레오는 29경기에서 1084득점을 기록했다. 평균 37.3득점이란 놀라운 기록이다. 또 공격성공률 58.57%로 공격상도 수상했다.
레오가 역대 최고 외국인선수라는데 이견이 없는 것은 기록 뿐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 V-리그에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 활약했다.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공격수 아가메즈(현대캐피탈)를 비롯해 마이클(대한항공)과 브라질 대표 비소토(한국전력)가 코트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V-리그 두 번째 시즌이다. 세계적으로 수준이 높은 선수들이 영입된 시즌에서 밀리지 않는 기량을 펼쳤다는 것에 만족한다. 무엇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를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레오가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네 살짜리 아들 안투안이 레오를 지치지 않게 했다. 그는 "큰 아들 안투안은 쿠바에 있었다. 내가 쿠바를 떠나기 전 6개월이었다. 지금 한국에서 배구를 하면서 4년 만에 데리고 올 수 있게 됐다. 항상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배구에서든, 인생에서든 성공해야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소중하고 사랑스런 아들"이라고 전했다.
레오는 1990년생이다. 만 스물 네 살이다. 쿠바 국가대표 경력이 없어 한국으로 귀화할 경우 한국대표가 될 수 있다. 대한배구협회에서도 다각도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레오는 단호했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대표팀에서 뛰면 쿠바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이다. 지금은 다른 국가 대표로 뛸 생각이 없다. 한국 팬들이 생각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아직 쿠바 국적인 레오는 내년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게 된다.
욕심이 많다. V-리그를 평정했지만, 세밀한 아쉬움을 전했다. 레오는 "지난해와 비교해 서브가 좋지 않았다. 아쉬웠던 것보다 힘들었던 기억은 매 경기 이긴다는 확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매 경기 이겨야겠다는 승부욕이 더 컸다"고 말했다.
레오는 내년시즌에도 삼성화재에 잔류한다. 레오를 뛰어넘을 외국인선수가 영입되지 않은 한 V-리그는 ‘레오 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