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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조쉬 벨, 리즈처럼 잠재력 폭발하나
출처:OSEN|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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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 또 하나의 엄청난 재능이 들어왔다.

LG 외국인타자 조쉬 벨(29)이 입단 당시 우려를 불식시키며 맹활약하고 있다. 아직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벨은 타율 4할(15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으로 OPS 1.500의 괴력을 과시 중이다. 특히 지난 1일 잠실 SK전에선 한 경기서 좌·우타석 홈런을 나란히 기록, 스위치히터의 장점을 100% 살리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벨의 마인드다. LG 김기태 감독과 신경식 타격코치 모두 일찍이 벨의 성격을 파악하고, 벨에게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무대를 거친 외국인타자들과는 다르게 벨은 언제나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것을 배우려하며, 한국에서 성장하고 성공하려고 한다.

신경식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약 3달 동안 바라본 벨에 대해 “벨의 자세를 보고 굉장히 놀랐었다. 다른 외국인타자와는 다르게 벨은 방어적인 면이 없었다. 한국과 미국 문화의 차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더라”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배우려는 모습이 확실히 보였다. 단순히 코치에게만 배우는 것이 아닌 우리 팀 베테랑 타자들의 타격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덧붙여 신 코치는 “벨이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국무대를 택했다더라. 미국 같은 경우 워낙 선수가 많으니까 우리나라처럼 코치가 붙어서 지도하는 경우가 드물다. 벨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서 그저 정해진 대로 타격연습·수비연습만 해서는 절대 자신의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LG서 뛰는 게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더라”며 벨이 한국프로야구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실제로 벨은 처음으로 한국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보낸 소감으로 “매년 해오던 스프링캠프보다는 조금 길 긴 했다. 그러나 감독 코치 트레이너님들이 잘 지도해주셔서 그들을 믿고 준비 잘했다. 캠프와 시범경기에선 한국 투수들과 미국 투수들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의 방식을 고수한 게 아닌 모든 것을 열어놓은 것이다.

김기태 감독 또한 벨의 자세에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김 감독은 2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벨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벨이 성실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취미가 집안일이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외국인타자는 기본적으로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수 있어야한다. 원래 (정)성훈이가 1루로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벨은 3루 수비가 좋고 거기다가 스위치히터니까 타순을 짜기도 괜찮다. 우리 팀과 그림이 잘 맞았고 성격까지 적합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벨의 재능은 일찍이 메이저리그 무대서도 인정받았었다. 2005년 드래프트를 통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벨은 마이너리그 더블A서 활약했던 2009년 볼티모어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볼티모어 구단은 벨을 미래의 주전 3루수로 낙점했었다. 베이스볼아메리카 유망주 순위서도 벨은 4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벨은 2010년 볼티모어 구단의 계획대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지만, 3년 동안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이 1할9푼5리에 불과했다. 

재미있는 점은 벨이 미국에서 보낸 과정이, 지난해까지 LG 선발진을 이끌었던 레다메스 리즈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리즈 또한 엄청난 재능을 인정받아. 만 20살 때 볼티모어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빅리그 콜업 후 3년 동안 평균자책점 7.50으로 고전,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고 만 28살이 되는 해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리즈는 한국에서 보낸 3년 동안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약점이었던 변화구 제구력, 땅볼 처리 능력, 주자 견제, 경기 운용 등이 확연하게 향상됐다. 지난해 리즈는 스스로 “이제는 메이저리그서 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LG 코칭스태프의 지도가 자신을 바꿔놨다고 인정했다.

비록 포지션은 다르지만, 벨 역시 리즈처럼 될 수 있다. 신경식 코치는 “벨도 리즈처럼 코치들의 지도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가장 먼저 강조했던 게 타격 타이밍이었다. 처음 LG에 왔을 때 벨은 투수가 공을 놓는 순간부터 타격 타이밍을 잡았다. 그래서 배트가 늦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며 “타이밍을 좀 더 빨리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 이제 벨은 투수가 다리를 올리는 순간부터 타격 타이밍을 맞춘다. 생각보다 습득 과정이 빨리 진행됐고 그러면서 홈런도 나오고 있다”고 벨의 빠른 변화에 놀라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신 코치는 “선구안이 좋은 것은 일찍이 알고 있었다. 타격 폼 또한 임팩트시 손목을 사용하는 부분만 신경 쓰라고 한다. 크게 바꿀 부분이 없고 함부로 바꿔서도 안 된다”며 “스스로 한국 투수들의 영상을 열심히 보고 투수들의 특성을 꾸준히 물어본다. 경기 전 타격연습을 할 때도 배팅 볼 던지는 모습이 상대 선발투수와 비슷하지 않거나 좀 성의가 없으면 엄청 아쉬워하더라”고 벨의 야구에 대한 진중함을 칭찬했다.

물론 벨의 한국무대 첫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신 코치도 “아직 벨이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얼마나 더 성장힐지 예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적어도 모든 팀들과 한 번씩 시리즈를 돌고 나서, 즉 상대가 벨에 대한 전력분석을 마쳤을 때 벨의 모습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벨은 홈런으로 얻은 LG 마스코트 인형의 행방과 관련해 “18개월 된 딸에게 선물했다. 딸이 두 팔을 벌려 인형을 안으면서 정말 좋아하더라”고 웃으며 “홈경기마다 가족이 올 예정이다. 지금까지 서울 생활은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만족했다. 벨은 각각 18개월, 3개월 된 두 딸이 있으며 아내,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지난 3월 22일부터 서울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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