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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이승엽 키워드, 8억원·30홈런·경쟁
출처:마이데일리|201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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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에게 2014시즌은 어떤 의미일까.

삼성 이승엽(38)은 지난해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11경기서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믿어도 보고, 빼기도 하고, 6번타순으로 돌려보기도 했다.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이승엽의 기여도는 썩 높지 않았다.

2014년. 이승엽 스스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이승엽은 올해 한국과 일본 통틀어 20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강산이 몇 차례나 변했지만, 여전히 그에게 주어진 책임감과 그를 향한 기대감은 너무나도 크다. 이승엽은 3년 연속 8억원을 받으며 팀내 연봉킹을 유지했다. 류중일 감독과 팬들은 이승엽이 올해 30홈런이상 쳐주길 바란다. 이젠 당연히 이승엽도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 8억원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하기 직전 시즌인 2003년 연봉이 6억3000만원이었다. 이후 8년간의 일본 생활. 요미우리에서 연간 7억5000만엔 정도를 받기도 했다. 삼성은 2012년에 그가 돌아오자 8억원을 안겼다. 8억원은 이승엽의 과거 삼성시절 연봉과 일본야구와의 리그 수준 차를 감안했을 때 적당한 몸값이었다.

이승엽은 이후 같은 시기에 유턴한 김태균의 15억원에 밀려 연봉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까지 3년 연속 팀내 연봉킹을 지켰다. 지난해 부진했음에도 구단은 이승엽의 연봉을 동결했다. 다년계약 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어쨌든 삼성이 이승엽에게 자존심을 세워준 건 확실하다. 그만큼 이승엽은 책임감을 갖고 2014년을 맞이해야 한다. 여전히 국내에서 8억원은 고액연봉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김태균(15억원), 강민호(10억원)에 이어 리그 연봉 3위다.

▲ 30홈런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렸다. 독보적인 이승엽 시대였다. 이 기간 1루수 골든글러브를 빠짐없이 꼈다. 정규시즌 MVP도 1998년, 2000년을 제외하면 모두 이승엽의 것이었다. 요즘 7년 연속 20홈런을 치는 타자도 구경하기 힘들다. 그만큼 이승엽의 전성기는 찬란했다. 그래서 한국 유턴 이후에도 야구인들은 이승엽에게 “30홈런”을 외쳤다. 그게 이승엽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봤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이승엽은 지난 2년간 단 34홈런에 그쳤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한국시리즈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성기가 지난 이승엽의 타구는 자꾸 워닝트랙에서 잡힌다. 스윙스피드는 분명 무뎌졌고 정교함도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 투수들은 여전히 이승엽을 예전 이승엽처럼 생각하고 극도의 경계를 한다. 지난 2년간 이승엽에게 치기 좋은 볼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때문에 이승엽으로선 더욱 슬럼프를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몸쪽 위협구에 이은 바깥쪽 유인구에 약한 모습도 여전했다.



혹자들은 예전만 못한 이승엽이 이젠 다른 방식으로 팀에 공헌해도 된다고 말한다. 좋은 1루수비,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 진루타, 희생타 등 야구에서 팀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위해선 진갑용과 함께 최고참의 희생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이승엽은 지난 2년간 이런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승엽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선, 그리고 야구인 이승엽, 국민타자 이승엽을 위해선 역시 홈런이다. 홈런타자는 홈런으로 말해야 한다. 30홈런은 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이 정도는 해줘야 이승엽이 고개를 당당히 들 수 있다. 연봉 8억원에도 마침맞다.

▲ 경쟁

이승엽에게도 경쟁이 필요하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던 전성기엔 경쟁이란 말이 굳이 필요 없었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만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고 예전 같은 실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이젠 더 이상 이승엽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류중일 감독도 시무식에서 기왕이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이승엽을 콕 찍진 않았지만, 이승엽으로선 자극이 되는 코멘트였다.

이승엽이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모습이라면, 주전을 장담할 순 없다. 이승엽은 더 이상 붙박이 1루수가 아니다. 1루에는 채태인이 있다. 지명타자는 강타자의 요직이지만, 자리를 빼앗기기 가장 쉬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더구나 올 시즌엔 야마이코 나바로라는 외국인타자도 입단했다. 9개구단 모두 외국인타자를 위해 지난해 주전 1명이 희생해야 한다. 이승엽으로선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 나바로가 외야수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야로 내려오게 되고, 이승엽의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승엽도 남들과 경쟁하고 이겨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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