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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D 징계, 양키스 유동성 전화위복
출처:OSEN|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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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받아온 알렉스 로드리게스(39, 뉴욕 양키스)에 162경기 출전 정지라는 무거운 징계가 떨어졌다. 그런데 정작 소속팀 뉴욕 양키스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을 법하다. 로드리게스의 연봉을 덜어냄에 따라 팀의 재정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로드리게스의 징계를 162경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지약물 복용 혐의에 공급책 의혹까지 받고 있는 로드리게스는 지난 8월 내려진 211경기 출전 정지 징계에 항소했으나 결국 징계는 49경기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설사 양키스가 포스트시즌에 나가더라도 출전할 수 없어 이 징계대로라면 2014년에는 그라운드에서 로드리게스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로드리게스 측은 연방 법원에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일이 뜻대로 풀릴지는 미지수다. 일단 연방 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려면 결백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로드리게스 측은 아직 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1000만 달러(약 106억 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소송 비용은 둘째치더라도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이 확실해 소송 기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로드리게스의 2014년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팀 내 핵심 선수의 이탈이라면 소속팀은 울상을 짓기 마련이다. 그런데 양키스는 사정이 다르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2007년 12월 양키스와 10년간 2억7500만 달러(약 2918억 원)라는 MLB 역사상 최고 금액 계약을 맺었다. 올해 연봉도 2500만 달러(약 265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로드리게스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MLB 최고 타자로 지난해까지 통산 654개의 홈런을 때린 로드리게스는 최근 3년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친 로드리게스였지만 2011년부터 3년간 홈런 합계는 41개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약물 스캔들에 부상까지 겹치며 44경기에서 타율 2할4푼4리, 7홈런, 19타점에 그쳤다. 2500만 달러의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로드리게스의 이번 징계가 확정되면 양키스는 조항에 따라 로드리게스의 연봉을 지불한 의무가 사라진다. 25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라는 천문학적인 고연봉자로 인해 팀 재정 유동성이 사라졌던 양키스로서는 여러 선택이 가능하다. 우선 사치세 기준 아래인 1억8900만 달러 이하로 팀 연봉을 묶는 전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 때 2억 달러 이상의 팀 연봉을 자랑했던 양키스는 사치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팀 연봉을 서서히 줄여가는 추세다. 이런 측면에서 돈값을 못했던 로드리게스의 징계는 차라리 ‘땡큐’다.

사치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전력 보강에 나설 수도 있다. 양키스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85승77패)에 그쳤다. 우승권 전력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전력 보강에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제이코비 엘스버리, 카를로스 벨트란을 영입해 외야를 보강했고 최대 취약 포지션인 포수에는 브라이언 맥칸을 영입해 든든한 보강을 이뤄냈다.

결국 마운드만 좀 더 보강한다면 다시 한 번 우승권 전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결론이다. 미 < CBS스포츠> 역시 12일 “로드리게스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도 양키스는 다나카 마사히로의 영입에 나섰다”라며 양키스가 전력 보강 의지를 분명 가지고 있음을 전하면서 “로드리게스의 연봉을 그대로 투자한다고 하면 맷 가르자, 우발도 히메네스 등 FA시장의 선발 투수들을 영입할 수도, 그랜트 발포어와 페르난도 로드니 등의 불펜 투수들을 영입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CBS스포츠>는 “2500만 달러는 어디든 쓰일 수 있다. 양키스는 3루수가 필요하고 투수가 필요한데 여기에 태울 수 있는 2500만 달러라는 돈이 생겼다”라면서 “로드리게스의 징계 덕분에 그들은 남은 오프시즌에 움직일 수 있는 그린라이트를 확보했다”고 정리했다. 양키스가 지갑을 열 생각을 하고 있다면, 누군가의 슬픔은 누군가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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