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다는 것은 K리그 최고의 팀에 온다는 것이다. 철저히 준비해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K리그 최고의 외인이었던 데얀 다미아노비치(33)가 FC서울을 떠났다. 데얀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에 참석해 K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중국 무대에 진출하는 소감을 밝혔다. 길지 않은 현역 생활을 남겨둔 데얀은 서울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장쑤 세인티로 이적을 결정했다. 중국 슈퍼리그 무대에서 뛰게 된 데얀은 이날 고별 기자회견 후 서포터스 ‘수호신‘과의 고별 만남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축구생활을 잠시 접었다.

하지만 데얀이 K리그에 남긴 족적은 굵고 또 위대하게 남아있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K리그 생활을 시작한 데얀은 이듬해 서울로 이적했다. 이적 후 2008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총 6시즌 동안 서울에서 활약하며 두 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한 번의 컵대회 우승, 그리고 2013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데얀은 서울의 레전드일 뿐만 아니라 K리그에 둘도 없을 선수였다. 데얀은 K리그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 2011년부터 3년 연속 득점왕 달성 등 새로운 역사를 쓰며 통산 141골 36도움을 기록했고, 서울과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파트너였던 몰리나와 함께 ‘데몰리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자랑한 데얀은 ‘제2의 데얀‘이 나오기 위한 비결에 대해 "어느 선수가 됐든 서울에 온다는 것은 K리그 최고의 팀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한다"고 못박았다.

데얀은 "서울에 있으면서 나도 많이 바뀌었고 성장했다. 새로 오는 선수도, 서울은 큰 목적과 그림을 갖고 타이틀을 위해 나아가는 팀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서 와야한다"며 "나는 떠나지만 언제나 서울을 응원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관심을 가질 것이다. 중국에 있으면서도 서울을 응원할 것이고, 서울 팬들도 나를 응원하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뜻을 전했다.

또한 최고의 골잡이이자 꾸준함으로 많은 이들이 롤모델이 되고 있는 데얀은 자신을 롤모델로 삼는 젊은 후배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마인드부터 정비하라고 충고했다. 데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젊고 능력있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는데 그 때도 나를 믿고 신뢰하라고 조언했다. 골 앞에서 침착하고 흥분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득점 본능의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골을 못넣으면 어떡하지 하기보다 넣을 수 있다고 신뢰하는 것이 공격수의 조건이라 생각한다. 자신감을 가져라, 자신을 믿어라. 나 스스로 나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얀의 ‘충고‘는 얼핏 쉬워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데얀은 "서울에 있는 선수들도 그렇고 젊은 선수들 중 기량이 좋은 선수들 많기 때문에 이런 신뢰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떠나는 자로서 조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