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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두 글자에 한국 농구 멍든다
출처: MK스포츠 |20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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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농구가 1997년 이후 16년 만에 동반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진출권을 따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부진했던 한국 농구는 올해 아시아 강자임을 재입증했다.

국제농구연맹(FIBA)이 주관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농구는 3위, 여자농구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남자)과 터키 세계선수권(여자) 진출권을 따냈다. 그러나 찜찜하다. 올해 남녀농구가 모두 중국을 격파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남자농구는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에 졌고, 여자농구는 결승전에서 일본에 완패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팀들에 쓰라린 패배를 당하며 아시아농구의 현주소가 달라졌다.

 

 

여자농구는 1964년 대회 이후 14회 연속 세계선수권에 진출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함께 최강을 자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덜미가 잡혀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대만에 완패를 했고, 일본에 예선과 결승서 2패를 당했다. 최근 일본을 상대로는 충격의 3연패를 기록했다.

여자농구는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지난 2011년 나가사키 대회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준우승을 이뤄냈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일부 젊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대표팀에 승선한 젊은 선수들도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주축을 이룬 것은 엔트리 12명의 절반인 30대 선수들이었다. 이미선(34), 변연하(33), 신정자(33), 강영숙(32), 이연화(30) 등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 내내 코트를 떠나지 않고 지켰다. 체력적 한계는 심각했고, 팀 조직력보다 선수들의 경험으로 투혼을 펼쳤다. 중국을 두 차례나 꺾고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반면 일본에 두 차례 완패를 당한 것은 당연했다. 일본은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착실하게 미래를 준비한 팀이다. 대회를 앞둔 수개월 전부터 손발을 맞추며 해외 전지훈련도 소화했다. 192cm의 신예 혼혈 센터 도카시키 라무를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력까지 갖췄다. 중국도 197 cm의 센터 천난을 포함해 20대 선수들이 주축이다. 한국 여자농구는 새로운 인재 발굴 없이는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대표팀에 대한 투자와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 제대로 된 훈련 자체가 힘든 시스템인데다 대회를 앞두고 급박하게 대표팀을 소집해 특수부대가 전쟁에 나가듯 가슴에 투혼의 두 글자를 새긴다.

16년 만에 세계 무대를 밟는 남자농구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 이후 반짝했던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뚝 끊겼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과 귀화 용병 영입 추진 등 손을 놓은 채 제자리걸음이다. 지금 시스템 상황에서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유재학(울산 모비스) 감독도 내년에 대표팀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국 남녀농구는 투혼에 의한 감동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과 세대교체에 의한 탄탄한 실력으로 아시아 제패에 도전하지 않는 한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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