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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널, 주연 외질보다 빛난 조연들
- 출처:코리아골닷컴|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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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을 상대로 ‘주연‘ 메수트 외질이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아스널에 승리를 안긴 것은 ‘조연‘들이었다.
축구 경기에서, 특히나 큰 경기에서는 스타 선수들의 맞대결이 주목을 받곤 한다. 그렇게 하면 개인과 개인의 맞대결로 더 시선을 모을 수 있고, 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생기기도 한다.
3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린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는 외질과 루이스 수아레스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각자의 팀에서 영웅적인 위치에 올라 있는 두 선수의 활약을 주목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승부를 가른 것은 팀 전체의 경기력이었다. 외질과 수아레스는 순간순간 에이스다운 활약으로 팀을 이끌며 치열한 대결을 펼쳤지만, 결국 외질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수아레스를 꺾을 수 있었다.
외질에게는 데니스 베르캄프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는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유유히 움직이면서 수준 높은 플레이로 흐름을 이끄는 유형의 선수다. 외질의 지능적인 플레이 덕분에 아스널이 중원 싸움에서부터 승리하며 리버풀을 압도할 수 있었지만, 그 혼자 승부를 결정한 건 아니었다.
대신에 외질은 아스널이 기계처럼 돌아갈 수 있도록 톱니바퀴 역할을 했다. 아스널의 부드러운 패스와 움직임 앞에서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와 조던 헨더슨 콤비는 물론이고 3백 수비진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미켈 아르테타는 아주 침착하게 상대의 공격을 깨트리고 아스널이 다시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했고, 토마스 로시츠키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였으며, 산티 카소를라는 페널티 지역으로 계속 침투하며 상대를 위협한 끝에 아름다운 골을 터트렸다. 애런 램지도 골과 함께 자신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전방에서는 올리비에 지루가 공을 지키는 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줬다. 후반전에는 마무리가 많이 아쉬웠지만 골문을 등지는 플레이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덕분에 다른 미드필더들이 리버풀을 공략할 수 있었다. 지루의 몇몇 패스는 가히 외질 수준이었다. 수아레스가 경기 내내 위협적이긴 했지만, 수비에서도 로랑 코시엘니와 페어 메르테자커가 꽤 편안하게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냈다.
우승하려면 선수 개인의 뛰어난 활약이 필요하다. 외질은 분명히 아스널에 필요했던 최고 수준의 스타다. 그러나 팀 전체의 힘이 없다면 아스널은 선두권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아스널이 어떤 리그에 가도 선두를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할 것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아스널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아스널은 이미 자신들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플랜A가 이렇게 잘 통하니 플랜B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다만 교체 명단에 대기하고 있던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하고 어중간한 수준이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잭 윌셔나 티오 월콧, 마티유 플라미니, 루카스 포돌스키 같은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겠지만, 몇몇 선수들의 부상이 있을 때도 중요한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어야 한다.
리버풀은 완패를 당하며 비현실적인 목표였던 우승을 노리고 나서기 전에 현실을 점검할 수 있게 됐다. 긍정적인 점은 필리페 쿠티뉴가 투입되면서 아스널을 공략했다는 것과 수아레스가 완벽한 집중력으로 경기마다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수아레스와 다니엘 스터리지 투톱은 현재 잉글랜드에서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 둘이 매번 리버풀에 승리를 안길 수는 없다는 것이 아스널전을 통해 드러났다. 리버풀은 4위권의 성적을 현실적으로 기대해도 좋겠지만, 90분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이상을 꿈꿔도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스널이 리그 정상에 서 있고, 외질은 외국인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비웃고 있다. 그렇지만 아스널에 기쁨과 자부심을 안기고 있는 것은 새로 영입된 슈퍼스타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