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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자리 지킨 감독들, 그래도 떨고 있다?
출처:OSEN|20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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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오래간만에 ‘감독 경질’이라는 대형 이슈와 무관한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올해 팀을 이끌었던 사령탑들이 내년에도 팀을 그대로 지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것이 입지의 굳건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 부분에서 감독들을 압박하는 구단의 움직임은 눈에 띄는 겨울이다. 올 겨울의 특징이라고도 볼 수 있다.

2013년 프로야구가 모두 끝났고 이제는 결산의 시간만이 남아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은 이미 마무리캠프를 시작해 내년 도약을 꿈꾸고 있다. 가을잔치를 경험한 팀들도 차례로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준플레이오프에 탈락한 넥센이 마무리캠프를 시작했고 최근 몇 년간 진주에 마무리캠프를 차렸었던 LG도 해외 마무리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삼성과 두산도 휴식을 취한 뒤 차분히 내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감독 교체가 없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웃으면 누군가는 울 수밖에 없는 성적의 냉정한 세계에서 옷을 벗는 감독들은 매년 1~2명씩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이 사령탑들을 교체하지 않으며 각 팀의 사령탑 면면이 그대로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사령탑만 그대로일 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각 팀들은 변화를 주고 있다. 감독을 보좌하는 주위의 인물들을 교체하며 압박용 카드를 꺼내든 구단도 있다. 대표적인 팀이 KIA와 SK다. 두 팀은 선동렬 감독과 이만수 감독의 계약 기간을 지키기로 했다. 하지만 수석코치가 모두 바뀌었고 그에 따라 코칭스태프 개편이 이뤄졌다.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으나 시즌 중반 이후 추락을 거듭하며 8위까지 미끄러진 KIA는 지난해 선 감독을 보좌했던 이순철 수석코치 대신 한대화 2군 감독이 내년 수석코치를 맡는다.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 몇몇도 팀을 떠났다. 여기에는 선 감독의 의사는 아닌, 구단의 입김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도 김경기 타격코치, 박경완 2군 감독 등 ‘차기 지도자’로 손꼽히는 이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변화를 꾀했다. 역시 이만수 감독의 의사라기보다는 구단의 생각을 대변하는 인사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동정은 있으나 어쨌든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역시 권영호 수석코치를 2군으로 내려 보냈고 결국 일주일 만에 2군 감독직에서도 경질했다. 김시진 감독이 의지할 만한 측근이 일주일 만에 좌천을 거듭한 모양새가 돼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라는 비난을 받았다. 어쨌든 김 감독의 영향력에 좋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압박의 강도도 커졌다.

각 구단들에게 사령탑 교체는 상상 이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팀 내 틀을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계약기간 중 경질은 더 그렇다. “구단의 선택이 잘못됐다”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는 마지막에 꺼내드는 카드로 아껴둘 수밖에 없다. 이에 부담을 느낀 구단들이 사령탑은 그대로 뒀지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무는 차원에서 코칭 스태프 개편에 직접 나섰다는 것이 야구계의 시각이다. 자연히 감독들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리는 지켰지만 감독들의 심정이 썩 편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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