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잠실학생체육관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SK는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서 맞붙었던 울산 모비스를 78-7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SK는 홈경기 최다연승기록을 25연승으로 늘렸다. 또 모비스에게 당했던 5연패 사슬도 끊었다.

KBL은 한 팀이 정규시즌 54경기를 치른다. 그 중 절반인 27경기가 홈경기다. 25연승이면 거의 일년내내 홈구장에서 패배가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SK의 정규시즌 패배는 63-67로 졌던 지난 2012년 10월 28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이 마지막이었다. 정확하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홈 25연승을 달성한 셈이다.

모비스를 이긴 뒤 문경은 감독은 "홈경기 25연승을 이어가게 돼서 기쁘다. 역사적인 기록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상대가 지난 시즌 챔프전 상대인 모비스였으니 의미가 더 각별했다.

그렇다면 SK의 기록을 미국프로농구 NBA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NBA 정규시즌 홈경기 최다연승은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가 세운 44연승이다. 시카고는 지난 1995년 3월 30일부터 1996년 4월 4일까지 홈구장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시카고는 1995-1996시즌 72승 10패로 NBA 정규시즌 최다승기록을 세운바 있다. NBA가 한 시즌 82경기를 치르고 그 중 41경기가 홈경기임을 감안할 때 체감기록은 SK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2위는 래리 버드의 보스턴이 1985년 세운 31연승이다. 3위는 현재 덴버 너게츠가 보유 중인 23연승이다. 올 시즌 덴버가 계속 이기면 기록도 늘어나게 된다. 팀 덩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2010-2011시즌 22연승으로 4위를 차지했다.

SK의 기록은 NBA와 비교해도 3위에 해당된다. 2위인 보스턴의 31연승에도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 연승기록은 SK선수들에게 부담이 아닌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선형은 "왠지 홈에만 오면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웃었다. 구단직원들은 연승행진이 계속될 때마다 기록에 +1을 해서 술잔을 돌렸다고 한다. SK직원들은 27일 26연승을 기원하면서 26잔의 술을 돌려 마셨다.

한편 모비스는 지난 10월 23일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81-85로 패하면서 정규시즌 18연승이 좌절됐다. 모비스의 17연승 기록은 NBA와 비교해도 공동 13위의 좋은 성적이다. NBA 역대 정규시즌 최다연승은 1971-1972시즌 LA 레이커스의 33연승이다. 당시 레이커스는 윌트 채임벌린, 엘진 베일러, 제리 웨스트, 게일 굿리치 명예의 전당 4인방이 이끌었다.

2위는 지난 시즌 르브론 제임스의 마이애미 히트가 세운 27연승이다. 2008년 트레이시 맥그래디가 이끌던 휴스턴 로키츠가 22연승으로 3위에 올라있다. 당시 휴스턴은 야오밍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은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