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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값64배차'최용수와 리피'다윗과 골리앗'대결
- 출처:스포츠조선|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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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차가 무려 64배다.
마르셀로 리피 감독(65·이탈리아)은 유럽챔피언스리그(1996년·유벤투스)와 월드컵(2006년 독일·이탈리아)을 제패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아시아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행보는 상상도 못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이장수 감독의 바통을 넘겨받아 광저우 헝다의 지휘봉을 잡았다. 중국 리그에서 2연패에 성공했고, 어느덧 아시아의 정상을 노리고 있다. 명성보다는 역시 돈이었다. 그의 연봉은 1100만유로(약 16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 서울 감독(42)은 지난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감독 첫 해인 지난해 K-리그를 정복했다. 서울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올초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현역 시절 J-리그를 누볐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 석자는 아시아에 머물러 있다. 세계와는 거리가 있다. 감독으로는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격에서 피날레 무대까지 올랐다. 재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그의 기본 연봉은 2억5000만원이다.
160억원과 2억5000만원의 대결이다. 다윗과 골리앗이 무대에 선다. FC서울과 광저우가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CL 결승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광저우로 옮겨 11월 9일 벌어진다. 광저우는 서울전을 위해 24일 입국한다.
결전까지 이제 사흘 남았다. 두 사령탑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뜨겁다. 고도의 심리전일까. 리피 감독은 ‘명성‘에 걸맞게 모든 것이 독불장군식이다. 광저우 구단조차 통제하기가 버겁단다. 리피 감독은 서울이 지정한 호텔을 거부하고 별도로 숙소를 잡았다.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숙소에서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3월 전북과의 ACL 조별리그에서 기자회견에 불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후 "30년 만에 몸이 너무 아팠다"는 것이 그의 해명이었다.
그렇다고 축구 철학은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유벤투스 등 유럽 명문 구단과 이탈리아대표팀을 이끌면서 뚜렷한 색깔이 있다.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극대화하는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잠재력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정신력과 조직력을 함께 강조한다. 그는 10여명의 중국 국가대표를 비롯해 브라질 출신의 무리퀴(이적료 350만달러·약 37억원)와 엘켄손(이적료 750만달러·약 79억원), 아르헨티나의 콘카(이적료 1000만달러·약 106억원)를 입맛대로 요리하고 있다. 전술은 선수들의 장단점에 맞추는 스타일이다.
K-리그의 자존심인 최 감독은 선수단 장악력이 첫 손에 꼽힌다. ‘형님 리더십‘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근과 채찍이 반복된다. 홈경기 합숙 폐지 등 최대한 자율을 보장하지만 엄격하게 관리한다. 천하의 데얀과 몰리나도 그의 말 한마디에는 꼬리를 내린다.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쥐락펴락한다. 선수들과의 두뇌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선 철저하게 패싱 축구를 지향한다. 지난해에는 4-3-3 카드로 안정에 무게를 뒀다. 올해는 4-4-2로 변신, 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는 최 감독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그는 리피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존중한다. 존경받을 만한 지도자고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불참 등 아시아 축구를 무시하는 듯한 비매너에 대해서는 타협을 거부했다. 그는 "한국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자존심이 상당히 상했다. 연봉이 160억원이라고 하던데, 반드시 되갚아주고 싶다. 우리의 길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광저우가 우세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광저우는 모든 사람들이 아시아 최고팀으로 평가하지만 우리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무리퀴, 콘카 등 걸출한 용병들을 봉쇄할 것이다. 우리도 국가대표급 국내 선수들이 많다. 마지막 결승전이니 만큼 선수들이 어느 한계치까지 갈 수 있는지 기대가 된다.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너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마지막 방점을 찍고 싶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미 2만장의 입장권이 예매됐다. 한국-중국, 최용수-리피 감독의 전쟁, 개봉박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