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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불가'프로농구,뚜껑 여니 '춘추전국' 반전
- 출처: MK스포츠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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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농구가 지난 주말을 뜨겁게 달궜다.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의 시작이다.
10개 구단이 홈‧원정 개막전 2경기씩 치르면서 지난 12, 13일 주말 농구장을 꽉 채웠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며 6강 플레이오프에 좌절됐던 4개 팀들이 최소 1승씩을 챙겼다. 가볍게 2연승을 질주한 울산 모비스를 제외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흥미롭다.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만 자존심을 지켰다. 전력에 큰 변화가 없었던 모비스는 강했다. 모비스에서 두 시즌째 맞는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건재했고, 양동근과 함지훈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오프시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공백에도 끈끈한 조직력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했다.
모비스는 울산 홈에서 서울 삼성을 완파하고 부산 원정에서 부산 KT에 역전승을 거뒀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15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 2012년 2월 원주 동부가 세운 역대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다 연승 기록인 16연승에 단 1경기만 남겨뒀다.
모비스를 제외한 9개 구단은 예상을 뒤엎는 개막전을 치렀다. 돌풍의 핵은 원주 동부와 전주 KCC. 나란히 개막 2연승으로 모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부는 김주성을 중심으로 허버트 힐과 이승준의 트리플 포스트가 막강한 높이를 구축했다. 삼성에서 이적한 박병우의 영입으로 외곽을 보강하면서 이광재와 함께 쌍포를 얻었다. 내‧외곽의 조화는 신인 전체 3순위 두경민이 합류할 경우 더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악몽같은 지난 시즌을 겪은 뒤 이충희 감독을 새로 앉힌 동부의 기세가 위협적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KCC는 개막과 함께 화끈한 돌풍을 예고했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인천 원정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더니, 전주 홈 개막전에서 우승후보 서울 SK를 침몰시켰다. 타일러 윌커슨이 중심을 잡고 박경상, 강병현, 김효범으로 이어지는 외곽이 불을 뿜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장민국이 깜짝 스타로 떠오르며 개막 2연승 돌풍을 이끌었다.
KCC는 지난 시즌과 달리 백업도 안정적이다. 베테랑 가드 임재현을 비롯해 신명호, 이한권, 김태홍, 노승준 등이 벤치를 달구고 있고, 신인 전체 2순위로 합류를 앞둔 가드 김민구도 팀 합류를 앞두고 있다. KCC는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떠올랐다. 다크호스로 큰 관심을 모은 창원 LG도 극적인 역전승으로 개막 축포를 쐈다. 첫 호흡을 맞춘 잠실 원정에서 SK에 무기력하게 졌지만, 창원 홈에서 전자랜드에 종료 3초전 문태종의 짜릿한 역전 3점포로 뒤집기에 성공해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지난해 신인 전체 1순위 가드 김시래와 클러치 슈터 문태종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본 한 판이었다. LG는 올해 신인 전체 1순위 포워드 김종규가 이달말 합류해 전력이 더 막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다크호스다.
KT도 예상을 뒤엎었다. 모비스에 지면서 1승1패를 기록했지만, 만만찮은 전력을 선보였다. 앤서니 리처드슨과 조성민의 확실한 스코어러가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둘은 개막 2경기서 무려 101점을 합작하는 득점쇼를 펼쳤다. 김현중이 합류하고 김도수와 장재석 등이 살아나면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도 1승1패로 출발이 나쁘지 않다. 모비스에 완패한 뒤 안양 KGC인삼공사 를 상대로 빠른 공격 농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제스퍼 존슨이 삼성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마이클 더니건이 버티는 골밑도 지난 시즌보다 강해졌다. 김승현-이정석-이시준으로 이어지는 가드진도 안정적. 신인 전체 4순위 행운의 가드 박재현이 가세하면 외곽은 더 강해진다.
반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강자 SK는 KCC에 일격을 당하며 흔들렸다. 주득점원 애런 헤인즈의 의존도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코트니 심스와 2년차 징크스 위기에 몰린 최부경의 골밑 부활이 숙제다.
오리온스와 KGC, 전자랜드는 개막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KGC는 김태술, 오세근, 양희종 등 주축 3인방의 부상으로 총체적 난국이다. 1라운드 전망이 암울하다. 오리온스와 전자랜드는 부상 선수 없이 탄탄한 전력을 갖췄으나 올 시즌 다크호스들의 희생량이 되며 씁쓸한 시즌 개막을 알렸다.
10개 구단의 전력평준화가 예상되면서 올 시즌 프로농구 흥행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이틀 연속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KBL‘과 ‘프로농구 중계‘가 등장하는 등 팬들의 관심도 뜨겁게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반전은 한국농구연맹(KBL)의 나홀로 거꾸로 행보였다. 프로농구 개막은 했는데 포털사이트 문자 중계 및 인터넷 중계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엉망이었다. 기본적인 선수 정보 시스템은 물론 경기 진행 상황도 오류 투성이었다. 주말 열기를 뒤로 하고 KBL만 아직 프로농구 개막을 한 줄 모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