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라는 위업을 세웠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32년 만에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삼성은 2011~2012년 비교적 여유있게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3년째 고비를 맞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로 시즌 막판까지 1위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우위를 점했고, 잔여 1경기를 남겨놓고 대망의 정규시즌 3연패를 이뤄냈다.

어느 스포츠든 포스트시즌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에 가치를 가장 높게 둔다. 하지만 장기레이스에서 승리한 정규시즌 우승이야말로 진정한 우승으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해태가 1986~1989년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했지만, 페넌트레이스 3연패는 삼성이 처음이라 더욱 의미 있다.

그렇다면 미국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사례는 어떠할까. 메이저리그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가장 긴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애틀랜타는 1991년부터 2005년까지 파업으로 중단된 1994년 제외하면 무려 14시즌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제패했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등 당대 최고의 투수들을 중심으로 15년 가까이 지구 우승을 독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애틀랜타가 있다면 아메리칸리그에는 뉴욕 양키스가 있다.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9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등 경쟁팀들의 끊임 없는 도전에도 9년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우승을 위해 특급선수 영입을 주저하지 않은 결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애틀랜타와 달리 이 기간 3연패 포함 4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굳건히 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역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가장 오랜기간 우승을 차지했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무려 9년 연속 센트러리그 우승은 물론 재팬시리즈까지 독식했다. ‘ON포‘ 오 사다하루, 나가시마 시게오가 중심타선을 이루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07~2009년 센트럴리그를 3연패한 요미우리는 가장 최근 일본프로야구에서 리그 3연패를 달성한 팀으로 남아있다.

아직 역사가 짧은 한국에서는 삼성의 정규시즌 3연패가 사상 처음이다. 2011~2013년 삼성 이전에 해태·현대·삼성·SK 등이 5차례 페넌트레이스 3연패를 도전했으나 매번 한계에 부딪쳤다. 한국프로야구는 1991년부터 8개팀 단일리그 체제가 돼 5~6개팀 체제에서 지구·리그 우승을 다퉜던 미국·일본보다 확률적으로 어려웠다.

한국프로야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왕조 시대를 연 삼성이 메이저리그의 애틀랜타-양키스, 일본프로야구의 요미우리처럼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앞으로도 군림할 수 있을까.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0년대는 삼성이 한국프로야구를 지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