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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이슈&한국에 준 교훈
출처:점프볼|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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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농구의 축제, 2013 유로바스켓이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3일까지 총 24개국이 슬로베니아의 5개 장소에서 열띤 경합을 펼친 끝에 막을 내렸다. 대회가 열렸던 약 20일 간 많은 화제가 일어났다. 이번 2013 유로바스켓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2인자’ 프랑스, 마침내 한 풀다

프랑스는 강호지만, 유독 유로바스켓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2009년 유로바스켓에서는 1·2라운드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지만, 8강에서 스페인을 만나 참패하면서 우승에 실패했다. 2011년에는 조아킴 노아(시카고), 케빈 세라핀(워싱턴) 등 NBA 선수들을 새로 대표팀에 합류시키면서 우승에 재도전했으나, 끝내 결승에서 스페인을 넘지 못했다.

최근 2번의 유로바스켓에서 프랑스는 스페인만 제외하고 모든 팀들에게 승리해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2인자의 한을 풀었다. 특히 4강에서 자신들을 그토록 괴롭혔던 스페인을 연장 접전 끝에 누른 것은 쾌거였다. 결국 프랑스는 결승에서 만난 리투아니아를 물리치고 사상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프랑스가 2인자의 한을 풀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에이스 토니 파커였다. 파커는 이번 대회 11경기 평균 19득점을 올리며 득점왕 2연패를 차지했다. 특히 8강 슬로베니아전에서 27득점한데 이어 4강 스페인전에서는 이번 대회 최다인 32득점, 자신이 왜 NBA에서 손꼽히는 포인트가드인지를 입증했다.

파커의 활약 뿐 아니라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다. 니콜라스 바툼은 대회 내내 슈팅 감각이 좋지 않았지만, 슬로베니아의 고란 드라기치, 리투아니아의 만타스 칼니에티스 등 상대 에이스 수비를 도맡으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결승전에서는 침묵했던 외곽슛이 마침내 터지며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여기에 알렉스 아진샤도 기대 이상이었다. 노아와 세라핀, 로니 튜리아프(미네소타) 등의 불참으로 우려를 샀지만, 아진샤는 평균 7리바운드(4위) 1.3블록슛(5위)을 기록하며 제몫을 해냈다. 그 밖에 결승전에서 활약한 주장 보리스 디아우, 파커의 백업 포인트가드로서 침착한 운영을 해낸 앤트완 디오 등도 프랑스 우승의 주역들이다.



1·2라운드서 마구 쏟아진 이변

이번 유로바스켓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1·2라운드에서 이변이 많았다는 것이다. 첫째 날 부터 이변이 쏟아졌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프랑스가 독일에게 발목을 잡히는가 하면, 전통의 강호 터키는 핀란드에 무릎을 꿇었다. 핀란드는 터키 뿐 아니라 러시아, 그리스 등 강팀들을 연파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핀란드 외에도 라트비아가 지난 대회 4강팀 마케도니아, 강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을 꺾으며 2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라운드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약체로 꼽혔던 우크라이나는 B조 1위로 올라온 세르비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스페인, 프랑스 등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그리스는 2라운드에서 2패를 당해 끝내 탈락했다.

약팀들의 성장과 기존 강호들의 몰락은 주목할 만한 결과다. 핀란드는 포인트가드 페트리 코포넨의 맹활약과 수비조직력이 돋보였다. 우크라이나는 귀화가드 푸 지터가 활약한 가운데 NBA 출신 감독 마이크 프라텔로의 지도력이 더해지며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라트비아는 대부분의 선수가 정확한 3점슛을 보유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와중에 2011년 유로바스켓, 2012 런던올림픽에서 3위를 차지한 강호 러시아의 1라운드 4연패 탈락은 충격적이었다. 안드레이 키릴렌코 등 선수들의 공백과 러시아 농구연맹의 대표팀 관리 문제가 더해지면서 나온 결과였다. 터키와 그리스의 몰락은 세대교체 실패가 주된 원인이었다. 

주가 올린 스타는?

이번 대회에선 깜짝 스타가 대거 등장했다. 지난 대회에서 마케도니아의 4강을 이끈 보 맥칼랩(178cm, G)이 있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우크라이나의 푸 지터(180cm, G)가 있었다. 지터는 안정적인 운영능력과 중요할 때 해결하는 해결사 본능을 바탕으로 평균 13.5득점 4.1어시스트를 기록, 우크라이나의 2014 농구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대회 베스트5로 이름을 올린 크로아티아의 보얀 보그다노비치(200cm, G-F)의 활약도 돋보였다. 보그다노비치는 평균 17.4득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크로아티아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변의 중심에 섰던 핀란드의 페트리 코포넨(194cm, G) 역시 뛰어난 패스능력과 3점슛을 선보이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평균 14.2득점으로 이탈리아의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한 알렉산드로 젠틸레(200cm, F), 푸 지터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이끈 세르기 글라디르(197cm, G), 프랑스의 주전 센터로 활약한 아진샤(215cm, C) 등도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유로바스켓이 한국에 준 교훈

2013 유로바스켓은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나갈 팀들을 가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한국과 연관이 있는 대회다. 유럽에서 나가는 팀은 주최국 스페인을 포함해 최소 7팀. 따라서 한국은 월드컵에서 유럽팀들 중 적어도 한 팀 이상은 만나게 된다. 이번 대회를 통해 프랑스, 리투아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세르비아가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유로바스켓은 유독 이변이 많았다. 이는 유럽 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아메리카 대회에서 멕시코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고, 강호 브라질의 1라운드 전패 탈락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아프리카에서는 세계대회 단골손님인 튀니지가 아프로바스켓 16강에서 탈락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아시아선수권에서 8강에서 탈락해 월드컵 티켓획득에 실패했다.

이 같은 현상이 대륙마다 계속되는 이유는 기존 강호들의 세대교체 실패, 약체로 꼽혔던 팀들의 착실한 준비와 급성장, 강호들의 핵심 선수 부재 등이 꼽힌다. 예전에는 전력 차이가 있으면 이변이 잘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전력 차이가 나더라도 전력의 완성도에서 차이가 있거나 약팀이 잘 준비된 경우 이변이 곧잘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도 준비만 잘 되면 언제든 이변을 일으킬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대회 준비에는 선수 및 코칭스태프들의 노력 뿐 아니라 협회 등 윗선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번 유로바스켓 우승팀인 프랑스는 유로바스켓을 위해 재빨리 자국 NBA 선수들의 보험문제를 해결해 대표팀에 합류시킬 수 있었다. 반대로 1라운드에서 탈락한 러시아는 연맹의 안일한 일처리로지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고, 보험문제가 해결이 안 된 상태로 대표에 나선 선수도 있었다. 보험이 해결이 안 된 선수는 부상의 위험성 때문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농구는 이변이 적은 스포츠지만, 최근에는 대륙을 가리지 않고 이변이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도 얼마든지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이종현, 김민구, 김종규의 등장으로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16년만에 농구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제 이를 농구의 부활로 이어가는 일만 남았다.

이번 유로바스켓은 단꿈에 젖어있는 한국에게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의 노력, 그리고 협회 등 윗선의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준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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