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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더 이상 청승맞은 '소년가장' 없다
- 출처:데일리안|201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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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6)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4년 만에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처음 데뷔한 류현진으로선 프로 입문 이후 첫 우승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한화 소속으로 7년간 활약하면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류현진은 매 시즌 꾸준히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국내 최고의 선발투수로 군림했지만 팀 성적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이중 세 번이나 꼴찌를 차지하는 수모를 겪었다. 약팀 에이스의 비애를 홀로 절감해야 했던 류현진에게는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나마 프로무대에서 누리지 못한 우승의 감격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대표팀에서 위안을 받았지만 갈증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초반 행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류현진의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다저스가 한때 지구 최하위까지 추락하며, 소년가장 시즌2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다저스는 한화와 달랐다. 류현진의 활약에 더해 부상선수들이 하나둘씩 전열에서 복귀한 다저스는 중반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발휘하며 결국 정규시즌을 9경기 남겨두고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확보한 것도 다저스였다. 두둑한 지갑을 보유한 구단과 화려한 스타 동료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류현진은 더 이상 고독한 소년가장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류현진 역시 다저스 우승의 한 축으로서 당당히 제몫을 다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거액의 포스팅 비용과 함께 미국으로 진출한 류현진은 적응기간에 대한 우려를 비웃듯 단숨에 다저스 선발라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이 기록한 올해 13승7패 평균자책점(ERA) 3.03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도 수준급의 성적표다. 신인임에도 팀 내 다승 3위를 기록했고 181이닝을 소화하며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최다이닝에서도 2위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28회의 등판 중 21회가 퀄리티스타트였고 5회 이전에 강판된 경우가 한 차례도 없을 만큼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는 건 높이 평가할만하다.
류현진의 다저스 대선배이자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원조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5시즌(1997~2001년) 평균 15승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으나 포스트시즌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박찬호는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다저스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근접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류현진으로서도 한화에서 보낸 7년 무관의 한을 한 번에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다.
류현진의 친정팀 한화는 올 시즌도 류현진을 떠나보낸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2년 연속 꼴찌를 조기에 확정지었다. 한화에는 가슴 아픈 순간이었지만 만일 류현진이 끝내 한화에 잔류했더라면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을까. 한화의 대승적인 결단은 류현진에게는 신의 한수였던 셈이다.
류현진은 친정팀의 몫까지 대신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기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