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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난데스는 ‘STOP’, 류현진은 ‘GO’
- 출처:OSEN|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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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신인 투수 두 명의 행보가 조금은 엇갈렸다. 호세 페르난데스(21, 마이애미 말린스)는 멈춰선 반면 류현진(26, LA 다저스)은 계속 갈 길을 가는 모습이었다.
페르난데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7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12승(6패)째를 따냈다. 그런데 이날은 페르난데스의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바로 시즌 전 예정되어 있었던 ‘투구이닝 제한’ 때문이다.
마이애미와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170이닝만 던지기로 합의한 상황이었다. 유망한 젊은 투수들에게 이닝제한을 걸어놓는 것은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 시즌보다 40이닝을 더 던지면 부상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꽤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지난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도 투구이닝 제한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어쨌든 페르난데스는 12승6패 평균자책점 2.19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투구이닝은 172⅔이닝이었다.
페르난데스 외에 맷 하비(뉴욕 메츠)도 200이닝 정도에서 이닝제한이 걸려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비는 178⅓이닝을 던진 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하비의 사례는 ‘이닝제한론자’들의 신념을 더 굳게 하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지만 이미 200이닝을 던져본 적이 있는 류현진에게 이닝제한은 큰 의미가 없다. 내구성은 이미 증명이 됐고 몸을 관리하는 방법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사실 현지 언론은 아직도 류현진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보다 더 긴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나, 이닝소화측면에서나 문제를 드러낼 것”이라는 것이다. 173이닝을 던진 류현진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런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음을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12일 경기 후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면 쉬는 것이 나은가”라는 외신 기자의 질문이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몸 상태가 괜찮기 때문에 쉬는 것보다는 로테이션대로 경기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대답했다. 주위의 우려를 일축하는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이미 많은 이닝을 던져본 적이 있고 마라톤을 완주해 본 경험이 있는 류현진의 과거에서 나온다. 당당히 ‘GO’를 외친 류현진이 남은 세 번 정도의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