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클러치 히터' 류현진,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 출처:OSEN|2013-09-01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타격은 아직 한 참 멀었습니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은 지난 8월 14일 메츠전을 마친 후 자신의 타격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답했다. 이날 류현진은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인 맷 하비의 98, 99마일 직구에 파울을 만들었다. 비록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배트가 무리 없이 투구를 따라갔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맞추기만 한 것은 의미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은 여러 차례 놀라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고전한 경기도 있었으나, 적응 기간을 필요로 하지 않고 리그 정상급 투구를 펼쳤다. 비관적인 전망을 모두 잠식시켰고,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 8월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선 보스턴전 부진을 씻고 6⅓이닝 1실점으로 다시 페이스를 올려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한국 최고의 투수’가 세계 최고 무대서도 통하고 있다. 한국야구의 가능성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류현진의 놀라움이 마운드뿐이 아닌, 타석에서도 종종 나타난다는 점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26경기 57타석 50타수 동안 안타 10개(타율 2할)를 쳤다. 타율만 보면 투수치고 조금 높은 정도지만, 안타의 질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루타 3개, 3루타 1개로 기록한 안타의 절반 정도를 장타로 만들었다.
마운드 위에 있을 때 위기 상황에서 유난히 더 강하듯, 타석에선 득점권에서 더 날카로운 집중력을 자랑한다. 득점권 타율 2할9푼4리로 평균 타율보다 약 1할이 높고, 득점권 장타율 또한 .471, OPS .804로 수준급 타자의 숫자를 찍고 있다. 고교시절 이후 대략 8년 만에 다시 배트를 잡았고, 세계 최고 투수들과 상대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 역시나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샌디에이고전 또한 그랬다. 류현진은 0-1로 뒤지던 2회말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스털츠의 7구 높은 직구에 좌측 펜스 맞는 1타점 2루타를 날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의 팀내 첫 타점 이후 다저스 타선은 활화산처럼 폭발, 이날 경기서 총 9점을 뽑았다.
다저스 중심 타자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류현진의 타격을 두고 “류현진은 훌륭한 타자다. 류현진은 타석에서 자기 자신과 팀을 돕고 있다”며 “전통적인 아시아 선수들의 스윙을 한다. 타격 시 뒷발을 축으로 앞발을 빼는데 손은 안쪽으로 모은 상태서 공을 때린다. 이치로의 스윙과 비슷하다. 나 역시 이러한 스윙을 따라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표본이 적기 때문에 지금 류현진의 타격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하지만 류현진은 타격에 대해 상당한 욕심을 드러나고 있다. 타격 연습을 즐기는 한편, 마크 맥과이어 타격 코치의 조언을 진지하게 듣고 발전을 도모한다. “타격은 아직 한참 멀었다”는 류현진의 발언은 ‘앞으로 더 나아질 부분이 많다. 더 잘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통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온 투수들은 1, 2년 후 더 좋은 타율을 기록한다. 류현진의 타격 역시 내년, 내후년에 더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