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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전의 열기, 비판과 반성이 필요할 때
- 출처:바스켓코리아|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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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찾아온 열기다. 1990년대의 농구대잔치만큼은 아니지만 한국 농구에 호기가 찾아오고 있다. 이번 최강전의 열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시기일수록 냉철한 평가가 필요한 법이다. 두 번째 최강전의 열기가 한국 농구에 남긴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 월드컵 입성한 한국 농구, 최강전의 반석 마련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농구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 특히, 한국 농구가 2009년 톈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7위의 성적을 차지한 후,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 이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단 한 번도 세계 무대에 얼굴을 비추지도 못했다.
2013년 6월, 한국 농구는 비장했다. 유재학(50) 감독을 포함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김주성(205cm, 센터)을 포함한 12명의 태극 전사들은 아시아선수권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다. 그리고 필사의 노력은 결과로 드러났다. 한국은 이란과 필리핀에 이어 아시아선수권 3위를 차지하며 스페인 세계농구월드컵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16년 만에 누린 감격이었다.
아시아선수권의 열기는 15일부터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도 계속됐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맹활약했던 김민구(189cm, 가드)와 이종현(206cm, 센터) 등은 이미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들은 소속 학교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선배들을 괴롭혔다. 팬들은 새로운 스타 탄생에 환호했고, 이는 최강전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 긍정적인 분위기,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번 대회가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이종현과 김민구, 이승현(197cm, 포워드) 등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이다. 또한, 고려대가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대학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는 것도 팬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작년에 비해 평균 관중이 2배 이상 증가(4,721명)한 것은 당연한 이치였는지도 모른다.
한국 농구의 분위기는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국 농구의 인기가 상승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최강전은 확실히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곳곳에서 최강전을 망칠 뻔했던 요소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 농구는 그 동안 판정 문제로 인해 많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오심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의 연이은 오심은 자칫 명승부를 망칠 수 있다. 특히, 4강전과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의 오심은 모처럼 찾아온 농구 인기에 큰 악재로 작용할 뻔했다.
선수가 공개적인 석상에서 심판 판정 문제를 언급한 것은 분명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오심만으로 경기 결과를 언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심판진은 자신의 판정으로 인해 선수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 항상 생각해야 할 의무가 있다.
최강전은 프로 10개 팀만 참가하는 대회가 아니다. 아마추어 팀도 6개가 출전한다. 프로 10개 구단은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의 규칙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상무를 포함한 아마추어 6개 팀은 국제농구협회(FIBA) 규칙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두 규칙이 상이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프로와 아마추어가 대회 규칙에 대해 반드시 논의를 거쳐야 한다.
물론, KBL 규칙을 당장 FIBA 규칙으로 전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최강전을 할 때만이라도 어느 정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KBL과 한국대학농구연맹(KUBF)이 장기적인 국제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KBL과 FIBA 규칙의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힐 필요가 있다.
# ‘징하게 독했던’ 대학 선수들, 이들이 남긴 메시지는?
“정말 징하다. 독하게 하네”
기자석 뒤에 앉았던 어느 팬이 남긴 한 마디다. 프로 선수들을 향해 건넨 목소리는 아니었다. 루즈 볼 하나와 리바운드 하나라도 더 따내려는 대학 선수들의 집념을 보고 건넨 감탄사였다. 많은 팬들은 대학생들의 패기와 투지 넘치는 치열한 플레이에 더욱 환호했다. 물론, 프로 선수들의 집념이 없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생들의 그것이 조금 더 강력했을 뿐이다.
대학 선수들이 프로 선배들을 상대로 강력함을 보일 수 있었던 것도 ‘승부욕’에서 찾을 수 있다. 농구 팬들은 어린 선수들이 보여준 의지를 통해 모처럼 ‘치열한 승부’를 만끽할 수 있었다. 모비스의 양동근(182cm, 가드)은 “프로라고 해서 자존심만 내세울 수는 없는 법. 자존심을 세우려면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기량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프로 선수들 또한 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을 항상 메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프로 선수들은 대학생들이 펼치는 빠른 농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용병이 가세하는 프로농구에서는 상상도 못할 플레이들도 많았다. 경기장을 찾은 농구 팬들 또한 “국내 선수들만이 참가한 최강전에서는 빠르고 치열한 농구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되면 용병 위주의 지루한 농구를 또 한 번 봐야한다는 생각에 씁쓸해졌다”고 말했다. 농구 팬들이 느낀 씁쓸함이 누군가는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