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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세계선수권서 성취해야 할 것들
출처:데일리안 스포츠|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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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19·연세대)가 8월말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마지막 월드컵에 출전, 개인종합 시즌 최고점과 함께 2개의 메달 획득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손연재는 16일(이하 한국시각)과 17일 이틀에 걸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열린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개인종합에서 후프(17.600점), 볼(17.950점), 리본(17.700점) 곤봉(17.833점) 등 4개 종목 합계 71.083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이 72.849점을 받아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가 71.349점으로 2위,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가 71.132점으로 3위에 올랐다. 4위 손연재와 3위 쿠드랍체바와의 불과 0.049점차. 사상 첫 월드컵 개인종합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손연재가 이번 대회에서 받은 개인종합 총점은 지난 5월 소피아 월드컵에서 기록한 종전 개인종합 최고점(70.600점)을 무려 0.483점을 끌어 올린 점수다. 결국, 손연재는 소피아 월드컵 이후 불과 3개월여 만에 종목별로 평균 0.1점 이상의 향상을 이뤄낸 셈이다.

손연재는 18일 열린 종목별 결선에서는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후프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친 끝에 17.883점을 얻어 마문(18.383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우아한 연기를 펼친 리본에서는 18.066점의 점수로 동메달을 차지, 지난 5월 민스크(벨라루스) 월드컵 이후 시즌 두 번째 멀티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민스크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후프와 곤봉에서 각각 17.7167점, 17.9333점을 받아 두 개의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손연재는 나머지 볼(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웨이‘) 종목과 곤봉(파트리치오 부안느의 ‘벨라벨라 세뇨레나‘) 종목에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두 종목 모두 18점대(18.016점) 점수를 받으며 4위에 랭크, 메달 획득 못지않은 성과를 올렸다.

오는 28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의 리허설 내지 전초전 성격을 띤 이번 대회에 마문, 쿠드랍체바, 스타니우타 등 세계선수권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손연재는 역대 월드컵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고 평가할 만하다. 손연재는 올 시즌 출전한 다섯 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개인종합 순위에서도 시즌 막판 사실상 메달권 순위인 4위 자리를 두 번이나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남아있지만 손연재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거둔 성과와 아시아선수권 개인종합 금메달,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 볼 은메달까지 더해 현재까지 거둔 성과만으로도 ‘올림픽 시즌‘이던 지난 시즌 손연재가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하고 FIG 세계랭킹에서 5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할 때 분명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손연재에게 남은 과제는 시즌을 총결산하는 ‘기말시험‘과 같은 의미를 갖는 세계선수권에서 올 시즌 자신이 끌어올린 기량을 한껏 발휘하는 것.

세계선수권까지는 앞으로 열흘 정도가 남았다. 손연재가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스스로 기대하던 대로 연기를 펼친다면, 순위와 메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보상이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면 개인종합에서 두 종목 이상 18점대 점수를 기록하고, 개인종합 5위 이내 진입, 전 종목 결선진출, 그리고 한 개 이상의 메달이면 손연재에게는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욕심을 내면 그 동안 러시아 리듬체조가 세계 리듬체조계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 시즌만큼은 세대교체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강력함을 나타내고 있지 못한 만큼 개인종합 메달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다. 특히, 쿠드랍체바의 경우 1인자 마문과는 달리 손연재와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손연재는 세계선수권에서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에서와 같이 쿠드랍체바, 스타니우타 등과 개인종합 메달권 진입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손연재가 올해 초 자신의 이름을 붙인 신기술을 FIG에 등록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이 부분도 실제로 이뤄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볼 종목에서 볼을 매트에 바운스시킨 뒤 등과 양팔로 잡고 뒤로 허리재기를 하는 동작은 손연재 연기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동작으로 그 동안 손연재가 꾸준히 시도해 현재는 상당한 수준의 성공률을 나타내고 있어 신기술 등록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기대대로 손연재의 이름을 딴 신기술이 FIG에 공식 등재된다면, 앞으로 이 기술은 고유의 이름과 함께 난도 점수를 받게 돼 결과적으로 손연재는 지금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신기술 등록의 추진은 손연재의 지도자인 옐레나 니표르도바(러시아) 코치 등 코치진의 몫이지만 일각에서 손연재가 신기술을 무모하게 시도하다가 실수가 나올 경우 자칫 손연재의 전체 성적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어 아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손연재는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2011 몽펠리에(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11위에 올라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의 순위로 2012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좋은 추억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손연재가 생애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통해 한국 리듬체조 역사에 또 어떤 기억될 만한 유산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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