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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패배' 정찬성 좀비타격 재평가
출처:데일리안 스포츠|20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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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스트라이커 앞에서 좀비 타격 효과



◇ 그동안 정찬성 타격에 대한 평가는 패기를 바탕으로 쉴 새 없이 휘두르며 전진하고, 순간순간 카운터에 능하다는 정도였다. ⓒ 수퍼액션

위대한 도전의 장에서 투혼을 불사른 ‘코리안 좀비‘ 정찬성(26·코리안좀비MMA)이 통한의 패배를 당했지만 팬들의 지지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정찬성은 지난 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 아레나서 열린 UFC 163 페더급 타이틀매치(5분 5R)에서 현 챔피언 조제 알도(27·브라질)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어깨 탈구 부상 여파로 4라운드 TKO패했다.

알도의 무시무시한 하이킥이 날아드는 와중에도 빠진 어깨를 다시 끼워 넣으려고 애를 쓰는 장면은 수많은 팬들은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감동을 줬다. 해외 유명 파이터들도 “역시 좀비다운 파이팅이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정찬성이 그동안 기대치를 뛰어넘는 행보를 그리긴 했지만 알도를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는 컸다. 알도는 ‘폭군’이라는 별명에서도 묻어나듯, 가공할 화력을 앞세워 상대를 때려 부수기로 악명이 높다. 페더급 역대 최고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알도는 2005년 11월 이후 7년 5개월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런 강자를 상대로 석패한 정찬성의 UFC 연승(3) 행진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11년 UFC 문을 두드린 정찬성은 레오나르드 가르시아와 마크 호미닉, 더스틴 포이리에를 거푸 물리치며 급부상했다.

결과적으로 4라운드에서 아쉽게 무너진 정찬성은 과감하게 펀치를 휘두르며 알도를 압박하다가 오른쪽 어깨가 탈구되는 불운과 마주했고, 이를 간파한 알도는 약점을 집중 공략하며 승리를 따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정찬성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점을 떠올릴 때, 무척 아쉬운 장면이다.

‘무적 스트라이커’ 알도는 뛰어난 펀치기술은 물론 강력한 킥에 무릎공격까지 온몸이 살인병기로 불린다. 복싱 테크닉이 뛰어난 마크 호미닉은 물론 상위체급 챔피언 출신 프랭크 에드가조차 알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런 ‘타격 귀신’ 앞에서 정찬성이 선보인 타격능력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동안 정찬성 타격에 대한 평가는 패기를 바탕으로 쉴 새 없이 휘두르며 전진하고, 순간순간 카운터에 능하다는 정도였다. 분명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알도와 비교했을 때는 수준차가 꽤 있다는 평이 우세했다. 하지만 누구를 만나도 타격에서 쉽사리 밀려본 적 없던 정찬성의 가치는 알도전에서 빛났다.

‘좀비복싱’으로 유명한 닉 디아즈가 그렇듯,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주먹을 휘두르면 상대는 혼란에 빠진다. 막무가내로 휘두르는 것 같지만 움직임이나 타이밍을 살피면서 펀치를 시도할 뿐만 아니라 궤도나 각도 또한 까다로워 자칫 어설프게 카운터를 꽂으려다가 역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난타전에 강하다는 점도 부담요소.

이러한 정찬성의 타격 압박에 알도는 평소처럼 폭군의 타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날카로운 잽을 날리며 적중률에서는 앞섰지만, 큰 펀치나 킥을 한껏 구사하지는 못했다. 특히, 최대 무기 중 하나인 쇠파이프 로우킥은 봉인되다시피 했다.

경기 전 정찬성의 경계대상 1호는 단연 알도의 로우킥. 워낙 빠르고 강하게 다리를 후려치는 그의 로우킥은 몇 대만 맞아도 큰 충격을 받고 전의를 상실하기 일쑤다. 그러나 정찬성은 차분하게 다리를 들어 올리며 로우킥을 막아냈고, 계속해서 킥 타이밍에서 펀치 카운터를 노려 알도도 쉽지 않았다.

물론 알려진 대로 알도는 1라운드에서 로우킥을 시도하다가 발이 부상해 킥을 구사하기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이는 정찬성이 침착하게 로우킥을 방어한 영향이 컸다. 방어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카운터펀치를 날릴 듯 위협을 가해 알도 입장에서도 정확한 타이밍에 로우킥을 시도하기가 어려웠고 결국 부상으로 이어졌다. 정찬성 ‘좀비 타격’의 효과다.

정찬성의 향후 행보는 예측하기 힘들다. 우선 부상 부위에 대한 정밀진단 후 어깨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회복 상태에 따라 리벤지매치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알도와의 대결을 통해 크나큰 자신감을 충전한 정찬성은 좀비타격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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